[문화칼럼] 변광섭 청주시문화재단 문화예술부장

2013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유치원 아이들부터 각급학교 학생과 가족단위 관람객, 그리고 다문화가정과 소외계층에 이르기까지 문화의 숲을 찾는 발길이 멈추지 않는다. 해외 각국에서도 대한민국 청주를 주목하며 많은 참여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류 공통어인 공예를 통해 세상 사람들이 예술의 장을 펼치며, 나눔으로 하나되고, 더 멋진 꿈을 빚으며, 새로운 내일을 향한 힘찬 돋움을 준비하고 있다.

비엔날레 현장에 있으면 각양각색의 사람을 만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특별히 우리가 세계 각국 전문가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드넓은 세상 속에서 온 몸으로 세상과 소통하며 창조적인 역량을 발휘해 왔기 때문이고 그들의 영감과 메시지를 통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국립세브로박물관 다비드 까메오(David Cameo)관장은 공예비엔날레 행사장을 방문해서 "버려진 담배공장에서 공예비엔날레를 개최한다는 발상 자체부터 훌륭했고, 공장 건물도 하나의 예술품"이라며 "각 전시관의 작품들이 수준급이며 짜임새 있게 구성돼 있어 세계적인 수준에 손색이 없다"고 극찬했다. 다비드 까메오관장은 전시장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것은 유럽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부러워했다.

살아있는 디자인계의 전설로 불리는 독일의 루이지 꼴라니(Luigi Colani)는 청주연초제조창을 둘러본 뒤 "세계 최고의 문화공간으로 손색이 없는 곳"이라며 자신의 이름을 딴 '루이지 꼴라니 디자인센터' 건립을 제안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적인 문화원형을 갖고 있지만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끝없는 도전을 받고 있는데 창의력과 디자인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면 세계적인 문화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특히 청주연초제조창은 국제적인 규모의 문화공간으로 손색이 없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세계적인 미술품을 컬렉션하고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프랑스 장보고시안도 청주를 방문해 공예비엔날레와 옛 청조연초제조창 건물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특히 한국 전통공예에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한지작가 이종국씨의 전통한지를 무려 2천장이나 주문하면서 "한국의 공예는 자연의 힘과 장인의 힘, 그리고 예술의 힘이 조화를 이루면서 생명력으로 가득하다"고 예찬했다.

2년 전에도 미국 뉴욕의 퀸즈미술관장 탐(Tom)은 "높고 넓으며, 거칠고 야성적인 담배공장은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수많은 작품들을 아름답게 품고 있다"며 "이를 통해 예술품이 새 생명을 얻고, 새로운 문화가치를 만들었으니 천생연분이나 다름없다"며 군침을 흘렸다.

재미 설치미술가 강익중씨 역시 "불 꺼진 담배공장이 앞으로 청주시민들의 소중한 보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고, 패션디자이너 이상봉씨는 "세계적인 패션디자인 공간으로도 최적의 조건을 갖고 있다"고 했다.

공예비엔날레를 4회 연속 참여한 캐나다공예연합의 행정관 매긴 블랙(Maegen Black)은 "매회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힘의 원동력이 궁금하다"며 "창조적이고 의욕적이며 모든 일에 열정을 갖고 있는 한국인의 DNA를 만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공예디자인협회장 마사코 오카모토(Masako Okamoto)도 "공예의 모든 것을, 공예 이상의 가치를, 세계의 문화예술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고 했으며, 미국의 코닝유리박물관 디렉터 에이미 슈와르츠(Amy Schwartz)도 "미국의 현대공예를 공예비엔날레를 통해 전 세계에 알리고 싶다"며 부러운 시선을 보냈다. 또 세계공예가협회장인 중국의 왕샨은 "시설, 공간, 작품, 운영 모두 만족스러울 뿐 아니라 공예를 통해 지구촌이 하나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곳에서는 회화 조각 시간 패션 공연 등 다양한 예술장르가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세계의 전문가들은 공예비엔날레의 위상을, 담배공장의 위용을, 그리고 이곳이 청주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문화공간으로의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불 꺼진 담배공장에 문화의 꽃이 피고, 감성의 강물이 흐르며, 예술의 향기가 물결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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