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노근호 충북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

최근 충북의 기업경기가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상승세를 유지하는 등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얼마 전 한국은행 충북본부에서 발표된 10월 중 제조업 업황BSI는 84로 전월보다 1p상승했고, 11월 업황전망BSI는 85로 전월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도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종합적 심리를 나타내는 지수가 10월에 소폭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욱이 소비 수준을 가늠하는 대형소매점은 9월 현재 전월 대비 16.8% 증가하였으며 전년 동월 대비로는 3.7%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 2분기 지역경제동향 조사결과에서도 전국 평균치 0.9%를 크게 웃도는 28.1%를 기록해 충북지역 대형소매점 판매증가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었다.

이렇듯 기업경기가 상승 추세를 견지하고 소비가 활성화되는 것은 사업체종사자 증가율을 통해 뒷받침되고 있다. 지난 10월 3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말 기준 전년 동월대비 종사자수 증가율에서 충북(2.3%)이 가장 높았다.

이를 전국 군단위 지자체를 대상으로 살펴보면 충북은 전체 군지역에서 사업체 활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종사자수 면에서는 1위인 울산 울주군에 이어 청원군(2위), 음성군(4위), 진천군(7위) 등이 10위권 내 포함돼 있고 전년 동월대비 종사자수 증가 측면에서는 청원군(1위), 옥천군(3위)이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노동이동의 입직률 면에서는 보은군(6위), 옥천군(8위) 그리고 입직률 변화 측면에서는 괴산군(9위), 단양군(10위) 등이 다른 군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활발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중부권은 물론 남부권, 북부권에서도 같은 흐름을 보여 주목된다.

반면 충북은 빈 일자리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빈 일자리'를 현재 비어있거나 비어있지 않더라도 구인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 달 이내 일이 시작될 수 있는 일자리로 정의할 때, 빈 일자리율 면에서 제주(3.5%), 광주(2.1%)에 이어 충북(2.0%)이 3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그 만큼 사업체들이 구인난에 처해 있음을 반증한다.

현 정부가 지역산업정책의 목표로 삼고 있는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는 결국 기업을 통해 구현되어야 하며 기업경쟁력 제고가 근간일 수밖에 없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 지역에서 종사자수 규모가 크게 늘면서 사업체들의 경영 활성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대단히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들 사업체들은 나름대로 경영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내수부진(29%), 불확실한 경제상황(15%), 경쟁심화(9%) 등의 순으로 꼽았다. 한편 비제조업체들은 내수부진(18%), 인력난·인건비 상승(16%), 불확실한 경제상황(15%) 등을 지적했다.

여기서 내수부진은 우리나라 기업의 경영실적이 최근 2년 반 연속 하강하고 2013년 상반기 매출성장세가 제자리걸음하는 이상 징후에서 기인한다. 그리고 기업들이 체감하는 장래 불확실성은 국내외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새로운 사업영역 발굴이 위축된데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경제위기 이후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기업들이 새로운 환경에 대응해 경영기능의 구조적 변화를 시도하고 궁극적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 할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 환경변화를 가치사슬 구조에서 찾는다. 기존 통합형에서 모듈형 구조로 진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생산 공정의 모듈단위 분화로 인해 모듈과 모듈 간 융복합 기회와 가능성이 대폭 확대되고 글로벌 생산네트워크 중심에 진입하는 것이 수월해졌다. 그렇지만 여기에는 위협요인도 상존한다.

이러한 환경 하에서 기업경쟁력의 원천은 창의적 지식과 기술이 된다. 기업들은 내부 시스템을 통해 장기적으로 이를 축적·창출하는데, 자칫 과다한 투자는 비용부담으로 이어져 경쟁력 저하 요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기업들은 필요한 핵심역량을 내·외부에서 적절하게 조달할 수밖에 없다.

현재 경영애로를 겪고 있는 대다수 기업들에게는 부족한 역량을 외부에서 충족시키면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개방형 혁신인프라 구축이 절실하다. 그 중심에 지역 거점기관들의 역할이 있다. 충북에서 사업체 활동이 일부 지역에 한정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다는 것은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지금의 선순환을 가속화하면서 종국적으로 지역의 히든챔피언을 키우는 산실로서 거점기관들은 자리매김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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