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네 시골이야기] 시골살이 아이들과 사마귀 등 관찰 일상 돼

담장 아래 심어놓은 포도나무 한그루가 준 행복은 참으로 길기도 했다. 족히 두어달은 포도맛을 보았던 것 같다.

유난히 신 과일을 좋아하는 준하녀석은 익지않은 파란 포도알갱이를 따먹겠다고 고집을 피워댔는데 검게 익어가는 포도 알갱이를 한 알 한 알 따먹기 시작해서 초겨울 서리를 맞아 쭈굴쭈굴해질 때까지 녀석의 손은 바쁘게 오갔다.

한 그루의 포도나무가 준 행복이었다. 두 그루였다면 포도알이 그처럼 달콤하지는 않았을테지. 잎이 떨어지고 앙상하게 늘어진 가지 사이를 스치는 바람소리가 오늘은 마치 '아빠! 포도 따줘야지~ 포도 먹고 싶어!' 라고 소치치던 준하 녀석의 고함처럼 들려온다.

포도나무 아래에서 깜짝 놀랐다며 쫓아온 아이의 손짓을 따라 갔던 그곳에 사마귀 한 마리가 위풍당당 앉아있다.

무척이나 좋아하는 포도를 낑낑대며 따먹으려 했는데 괴상하게 생긴 불청객이 있었으니 얼마나 당황했을까.

아이 손바닥보다 커다란 사마귀 배를 불룩하고 동작은 느릿느릿 사마귀의 팔팔하던 청춘도 가을따라 가버렸나 보구나.

시골살이에서 만나는 동물들은 모두 아이들과 함께 보고 관찰하는 것이 일상이 되버린지 오래다.

사마귀 또한 귀한 친구다. 이리 보고 저리 보고. 눈이 마주쳤다. '까불면 맞는다!' 아니면 '귀찮으니까 그냥 가라!' 라는 표정이다.

오가며 마주치는 곤충 한 마리에도 추억할 것이 있는 삶은 행복하다. 내일도 또 다른 친구를 찾아 두리번거려야겠다. / http://blog.naver.com/thdgk04/30180104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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