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하늘처럼] 10회에 걸쳐 선사시대 ~ 근대문화유산 답사 문화가치 높은 유적들

한국관광공사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의 해외여행객 수는 2003년 700만명에서 2007년 1천만명을 돌파해 꾸준히 증가하다가 2009년에는 900만명으로 다소 주춤했으나 2012년에는 1천300만명으로 다시 증가했다. 올 한해는 1천500만명 가량의 국민이 해외를 방문했다고 한다.

국민소득의 증가로 가족단위 혹은 영어연수 등의 목적으로 해외여행은 일상화되었다. 주마간산격으로 여행사를 통해 유명 관광지를 죽 둘러보는 단편적인 여행보다는 다른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공부하고 도보나 버스, 철도 등 현지의 교통수단을 이용해 원하는 곳에 며물며 그 나라 사람의 삶과 문화를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배낭여행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학교에서 가는 수학여행을 통해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었던 문화재를 관람한 시절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들 정도로 여행지나 여행복적 등이 다변화되었다. 역사문화유적을 관람하기도 하지만 지역축제가 일반화되어 철 따라 그곳을 방문하기도 하고, 이곳저곳을 다니기보다는 한곳에 머물며 지친 삶을 충전하는 기회로 삼기도 한다.

최근에는 캠핑이 인기를 끌어 가족과 함께 텐트를 치고 음식을 해 먹으며 자연속에서 하루 이틀 여가를 즐기는 문화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것도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해외나 지역축제 등 밖으로 나가려는 인파는 늘었어나 정작 자기가 사는 지역의 역사나 문화 유적을 방문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필자 또는 청주에서 거주한 지가 25년이 넘지만 청주의 역사와 문화유산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각종 선거여론 조사에서는 드러내지 않지만 적절한 시기에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고, 마른 장작과 같은 빠른 점화는 없어도 끈질기게 항거하는 뒷심만큼은 여타지역보다 강한것이 충청도의 기질이라고 한다.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작은일에 일비일희하지 않으며 하고 싶은 말은 다하는 기질 또한 청주의 역사와 지정학적 특성의 결과다. 이렇듯 한 지역의 역사와 문화는 지역민의 심리적 특성에 영향을 준다.

충북참여연대에서는 회원과 시민 대상으로 청주역사문화기행단을 조직해 3월부터 12월까지 10회에 걸쳐 청주역사문화답사를 진행했다. 청주의 선사시대로부터 일제강점기 근대문화유산까지 둘러보았다. 많게는 40여명, 적게는 20여명이 함께했다. 답사를 다니면서 가장 많이 들은말은 "청주에 오래 살았지만 이런 유물, 유적이 있는지 몰랐다"는 말이다.

정북토성을 시작으로 일신여고에 있는 양관을 둘러보며 청주가 가진 문화적 자산의 가치가 매우 높다는 것과 얼마만큼의 시민이 이것을 알고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고려 홍건적의 침입으로 안동까지 파천했던 공민왕이 청주에 잠시 머물며 행한 별시에서 장원급제 한 사람이 삼봉 정도전이고, 그 명단에 현재의 망선로에 붙었다 하니 남다름이 크다. 무심코 지나친 유적을 자세히 살피고 보듬다보면 나의 삶과 전혀 무관치 않음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이 애향심의 출발이다.

삶은 역사와 문화적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선사시대로부터 면면히 내려온 역사와 그 전환기적 고민 속에서 기질이 형성되고 그것이 문화로 정착된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다. 문화유적은 포르말린에 갇힌 박물관의 유적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 현재의 삶과 맞닿아 있다. 씨줄과 날줄처럼 얽힌 역사와 문화는 진행형으로 현재의 삶을 구속하는 동인으로 작용한다.

"청주에 오래 살았지만, 청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선 문외한이었습니다. 답사로 청주에 대한 애착과 자긍심이 높아졌습니다" 함께 참여한 시민의 말처럼 지역에 대한 관심은 시간을 내는 작은 실천에서부터 출발한다. 지역사랑 그 시작을 위해 방학을 맞아 아이들과 청주역사문화유적을 찾아나서면 어떨까?

http://blog.daum.net/ohck815/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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