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노근호 충북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

"금년도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 미국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모터스가 충북에 진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또한 전기차 배터리로 사용되는 리튬이온 2차 전지의 공급업체로 우리 지역에 소재한 LG화학이 선정된 것으로 알려져 충북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배가될 전망입니다. 더욱이 테슬라모터스는 태양열로 발전된 전력을 활용해 무료 충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어서 충북이 그간 구축한 태양광 산업 인프라와의 연계를 염두에 둔 전략적 투자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로써 충북은 그간 육성해온 태양광산업이 2차 전지, ESS(에너지저장장치)로 이어지는 가치사슬의 완성과 함께 전기자동차 기업을 유치함으로써 신재생에너지산업 메카로 전 세계에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상은 물론 상상력을 동원해 재구성한 것이다. 그렇지만 전혀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는다.

요즘 뉴욕 주식시장에서 연일 화제가 되는 '핫(hot)'한 기업은 단연 전기차 제조업체인 테슬라모터스다. 그만큼 전기자동차 시장의 성장세가 주목받고 있다는 증거다. 테슬라의 모델 S는 지난 5월 컨슈머리포트가 지금까지 시험한 차 중 최고라고 평가한 바 있으며 8월에는 미국 교통안전국(NHTSA)이 실시한 충돌 테스트에서 최고 등급인 별 다섯 개를 받았다. 공식적으로 안전성까지 입증하며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그런데 테슬라모터스 이상으로 흥미로운 대상은 이 회사 최고경영자인 앨론 머스크다. 최근 미국 금융 전문매체 '마켓워치'는 2013년 최고경영자로 앨론 머스크 테슬라모터스 설립자 겸 CEO를 선정했다. 널리 알려져 있는 페이스북이나 미국 최대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 CEO 등 쟁쟁한 상대를 모두 누르고 앨론 머스크가 당당히 최고 CEO 자리에 오른 것이다. 또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이 뽑은 '올해의 기업인' 50인 중에서도 1위에 선정됐다.

미국의 한 언론에서 IT기업, 신생기업, 과학연구 등 경력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룬 것도 있지만 앞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큰 발명가를 지명하라고 했을 때, 1위는 월등히 앨론 머스크였다. 그는 여러 가지 면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화재사건 이후 주가가 잠시 하락했지만 사람들의 예상을 뛰어넘고 있는 전기차 업종의 '테슬라', 우주공학을 이끌고 있는 '스페이스X', 그리고 태양광 전문업체인 '솔라시티'가 그것이다. 캘리포니아 해안을 초고속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해준다는 '하이퍼루프'도 이목을 집중시킨다.

앨론 머스크의 테슬라는 시장을 통째로 바꾸는 '게임체인저'임에 틀림없다. 그들은 게임을 앞서간 정도가 아니라 아예 게임을 창조하고 지배한다.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정체성에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디트로이트 기업인지 실리콘밸리 회사인지, 기계업종인지 IT산업인지 헷갈린다. 테슬라는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게임 판도를 바꾸는 중이다.

테슬라는 충북의 대표산업인 태양광 및 2차 전지 와 뗄 수 없는 상관관계를 갖는다. 테슬라로 시작된 전기차 충격은 2차 전지 등 관련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리튬이온 2차 전지 시장은 지난 2010년까지 종주국인 일본 기업들이 우위를 점했으나 2011년부터 삼성SDI와 LG화학이 연간 합계 점유율 40%를 기록하며 35.4%인 일본을 제치고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했다. 특히 올해 1월부터는 업계 3위였던 LG화학이 2위 파나소닉을 추월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판세는 하반기 들어 테슬라 열풍으로 급변하고 있다. 테슬라가 지난달 19일 도쿄에서 파나소닉이 전기차 배터리의 우선 공급업체 지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한·일전으로 압축된 소형 2차 전지 시장이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욱이 테슬라는 태양열로 발전된 전력을 축적한 슈퍼스테이션에서 무료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종전의 전기차들이 유료로 충전하는 방식과 차별화시켰다. 고가의 테슬라를 구입하는 고객들에게 친환경 보조금은 물론 무료충전으로 유지비용을 낮춰준 셈이다. 석유원료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지구온난화를 줄일 수 있다는 환경론자들의 칭찬이 자자하다.

최근 태양광이나 전기차 부품 같은 신기술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했지만 시장이 성숙되지 않아 힘들어하는 업체들이 많다. 그렇지만 올 들어 '자동차업계의 애플'로 떠오른 테슬라의 등장은 지역산업육성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튼실한 태양광발전의 토대를 에너지원으로 하고 지역 기업의 2차 전지 를 활용해 전기자동차를 만들어나가는 '충북형 테슬라' 같은 혁신 아이콘이 필요하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 이를 구현할 히든챔피언 발굴도 요구된다. 우리 지역이 신재생에너지산업의 중심으로 전 세계에 우뚝 서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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