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용천사 주지 진화스님에게 듣는 송구영신 메시지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모든 일은 지나가게 되어 있어요. 올 한해 힘들고 슬프고 즐거웠던 일들도 다 지나갑니다. 세상에 영원한 건 없거든요. 2014년 새해에는 긍정적 사고방식과 남을 이해하는 '송무백열(松茂栢悅)'의 마음을 품어 더 큰 행복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페이스북을 통해 5천600여명에게 희망 메시지를 전하는 한국불교태고종 청주 용천사 주지 진화스님(57)은 송구영신 메시지로 '송무백열'을 제시했다.

'송무백열'이란 소나무가 무성하게 자라는 것을 옆에 있는 잣나무가 기뻐한다는 뜻으로, 벗이 잘되는 것을 즐거워한다는 의미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첫 번째 동력은 '긍정의 힘'이에요. 긍정적 마인드로 상대를 대하면 이해심이 생기고, 사랑하는 마음도 생기고, 결과적으로 내게 긍정의 행복이 찾아옵니다. 진보이든 보수이든, 벗이 잘되는 걸 기뻐하는 마음으로 상대를 이해하다 보면 다툼도 없어요."

청주시 수동 우암산 한 자락에 위치한 용천사에서 만난 진화스님은 2013년을 보내면서 번뇌와 고민, 불만을 털어버리고 화해하고 용서하라고 조언했다.

"상대를 용서해주는 것은 그 사람이 좋은 게 아니라 내가 편안해지는 길입니다."

출가한 지 20년 된 그는 용천사에서 매일 청주시내를 내려다보면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2013년이 갈등과 마찰의 한 해였다면 2014년은 화합, 통합의 한 해가 될 거에요. 2014년에는 청주·청원 통합이 있고, 이를 계기로 충북이 화합을 이뤄 더 힘을 낼 거에요."

2014년 청마(靑馬)의 해를 맞아 청마처럼 진취적 에너지, 행운과 행복의 기운이 가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불교 금강경에 불교용어로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가 나오는데 '내가', '무엇을', '누구에게 베풀었다'는 자만심없이, 집착없이 남에게 베푸는 것을 뜻해요. '무주상보시'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충북도민 모두가 행복하고 1년 내내 행복할 겁니다."

진화스님은 페이스북친구 3천900여명에, 팔로우 1천700명 등 모두 5천600여명과 소통하고 있다. '부드러운 마음으로 성냄을 이겨라. 착한 일로 악을 이기라. 베푸는 일로써 인색함을 이기라. 진실로써 거짓을 이기라'(법구경 중에서), '무심(無心)하라. 다른 사람이 잘하고 잘못하는 것을 내 마음으로 분별하여 참견하지 말고. 좋은 일을 겪든지 좋지 아니한 일을 당하든지 마음을 항상 평안히 하고 無心하라.'(경허스님 말씀) 등 부처님 말씀에 자신의 생각과 사진을 더해 매일 아침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격려를 전하고 있다.

"매일 아침 7~8시에 페이스북에 글을 하나씩 올려요. 아침의 좋은 기운을 나누고 싶은 마음과 불자로서 수행의 과정으로서. 페북은 허심탄회하게 소통이 가능한, 일종의 놀이터 같아요."

진화스님은 사회적 문제에도 관심이 많아 충북참여연대 상임위원, 태고종 충북교구 종무원 규정국장, 청주청원사암연합회 문사부장 등도 맡고 있다. 올 한해 충북 최대 뉴스로는 청주시청 간부 공무원의 옛 청주연초제조창 매각과정에서의 6억6천만원 뇌물수수사건을 꼽았다.

다사다난했던 2013년의 마침표를 찍는 12월 31일, '송무백열(松茂栢悅)'과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의 마음으로 2014년을 맞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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