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청주법원에, 부채 채무액 총 1천억원대...고가 회원권 휴지조각 피해 예고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 [단독] 지속되는 불경기의 여파로 골프장을 찾는 이용객이 크게 감소하자 골프장들이 줄도산하고 있고 고가 회원권이 휴지조각으로 전락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청원 미원면 이븐데일 컨트리클럽(이하 이븐데일)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해 회원들의 피해는 물론 지역사회에 파장이 예상된다.

◆청원 미원 이븐데일골프장 기업회생절차 신청...피해는 회원들 '몫'=지난 2일 이븐데일은 대출금 등 채권을 갚을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청주지방법원에 기업회생신청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회생절차를 신청한 이븐데일골프장은 회원권 분양 670억원과 농협(210억원 대출)·은행권 채무 등 부채총액이 950억원대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조만간 관련서류를 검토한 뒤 회계법인의 조사와 채권단 회의 등을 거쳐 회생절차를 진행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븐데일골프장은 2009년 9월부터 정회원 1인과 무기명 카드 3장을 발급했으며, 회원권 분양가는 2억7천만원였다.

18홀 회원제인 이 골프장은 도전적인 코스로 건설돼 428명에게 회원권을 분양했으며, 현재까지 정상 영업을 하고 있다.

청주지역의 한 회원은 "경기침체와 맞물려 고객이 현저하게 감소했다. 고객이 감소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기 악화로 개인사업자들이 골프장 방문횟수를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며 "현재 이 골프장은 회원들의 동의를 얻어 퍼블릭골프장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은 "다른 회원들과 함께 입회금 반환 소송도 청구할 계획"이라며 "기업회생절차가 실패할 경우 경매시장에 나올 가능성도 있는 상태여서 모든 법적수단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 청원군 미원면 이븐데일 골프장이 계속되는 경기불황의 여파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가입회원들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신동빈

◆장기 불황 충청권 골프장 줄줄이 '경매行'=이처럼 경영난에 빠진 충청지역 골프장들이 줄줄이 경매 시장에 내 몰리고 있다.

장기 경기불황과 공급과잉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부터 촉발된 충남 홍성의 영동골프클럽과 서산 로하스스포츠센터 등 2개소가 경매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홍성 영동골프클럽은 38억원에 경매시장에 나와 70%대 낙찰가인 25억원에 새주인을 만났다. 로하스스포츠센터는 경매가격 95억원에 시작, 현재 66억원에 경매가 진행 중에 있다.

충북에서는 지난 2011년 9월 청원군 낭성면 관정리에 자리한 '필드앤 홀' 파3 골프장이 77억원에 나와 36%대 낙찰가인 30억원에 새 주인을 맞았다.

이에 도내 골프장 평균 낙찰가는 53%를 기록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골프장이 일반 거래시장에 비해 매각 가격이 낮지만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아 그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경영난은 충북 도내 회원제 골프장도 마찬가지다.

청주권의 떼제베, 진천 아트밸리 등도 회원권 보증금 반환문제로 분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청원지역 한 골프장 관계자는 "최근 도내 골프장이 연간 1~2건 씩 경매에 나오고 있다"며 "낙찰률은 평균 53% 정도로, 권리관계가 복잡해서인지 경쟁률도 거의 없고 단독 입찰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골프장 관계자는 "회원권 입회금은 모두 골프장 건설에 사용해버린 데다 최근 경기침체로 수익성마저 안 좋은 상황에서 약정기간이 5년 거치인 입회보증금을 되돌려주기는 쉽지 않다"며 "상당수 골프장이 비슷한 고민에 빠져 있다. 이 때문에 골프장들은 회원에게 다양한 특혜와 인센티브를 내세우며 입회금 반환 요구를 잠재우고 회원권 계약기간을 연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진천 아트밸리를 비롯해, 버드우드, 젠스필드, 아름다운CC 등 지역 골프장들이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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