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노근호 충북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
무엇보다도 가장 관심을 끄는 키워드는 '영충호 시대'일 것이다.
이는 단순히 인구규모만 비교한 것이 아니라 지정학적, 정서적 측면 외에 충분한 역량 성숙으로 미래에 대해 자신감을 표출하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충북은 지역발전의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나라 지역 간 격차의 공간구조를 살펴보고 그 함의를 도출해보는 것은 향후 전개될 영충호 시대를 열어 가는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해 줄 것이다.
특히 영충호 시대의 성공적 착근을 뒷받침할 지역경제 부문은 더욱 그러하다.
최근 한국지역정책학회 국제학술대회 자료집에 따르면, 생산소득과 분배소득의 차이인 역외 순소득을 유출입 면에서 볼 때 전국차원에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에 그리고 비수도권 내에서는 광역대도시와 인근 광역시도 간에 중심-주변 관계가 나타나고 있다.
2000~2011년 동안 역외 순소득은 직장과 주거의 분리로 인한 피용자보수 이전과 분공장이나 지사에서 기업본사로의 영업잉여 송금이 원인이 되어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광역시도에서 광역대도시로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결국 산업 중심지에서 창출된 부가가치가 행정과 관리 중심지인 인근 광역시 및 수도권으로 흘러들고 있는 것이다.
고용의 양과 질의 공간패턴도 이와 유사하다. 1989~2011년 동안 전국평균대비 권역별 고용의 누적성장률이 전국평균을 상회하는 유일한 권역은 수도권뿐이다.
비수도권은 줄곧 전국평균이하의 누적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숙련수준에 따른 질적 측면에서도 관리전문직의 수도권 집중도는 2000년대에 60%대를 점하면서 인구의 집중도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반면 1990년대 중반 이후 가공조립형 제조업의 발달과 함께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충청권에서는 기능직의 공간적 집중도가 크게 증가했다.
또한 대학졸업자 이상에 대한 일자리의 공간적 미스매치를 살펴보면 2009년의 경우 지역에 취업하는 비중이 높은 수도권(93.3%), 제주권(83.7%) 등과는 달리 충청권(48.0%)과 강원권(44.9%)은 상대적으로 낮다. 이는 충청권이 취업기회가 많은 수도권에 인접하여 대졸인력의 공급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지역 내 일자리의 미스매치가 심하다는 것을 입증한다.
한편 1985~2011년 지역의 성장요인을 분석해본 결과 충청권은 가공조립형 산업의 고성장에 힘입어 지역경쟁력효과가 가장 뛰어났으며 지역의 산업특수적 입지우위를 나타내는 산업구조 간 상호작용효과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충청권이 국가경제의 성장엔진으로서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지역 간 역외 순소득의 유출입과 고용창출 및 숙련수준의 공간적 패턴 사이에는 강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영국의 경우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산업부문과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하여 보수당 연정은 'rebalancing' 의제를 채택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지역 간 격차가 산업부문 간 불균형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영국의 'rebalancing' 전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충북은 이에 대한 해법으로서 지역의 산업입지 강점을 토대로 청주청원통합시의 제조업과 지식서비스 연계기능, 충주·제천 등 중소도시의 특화산업 중심기능 등 타 도시와 차별화된 중추기능(기업본사 및 관리전문)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극심한 대졸자 이상 인력의 수도권 유출을 억제할 수 있도록 산업-고용-교육정책을 아우르는 정책혼합(Policy Mix)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역경제 활동에서 창출된 부가가치가 지역으로 환원되는 지역경제 선순환구조 정착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경제를 활성화하면서 일자리 창출과 민생 살리기를 동시에 구현하는 방안 모색이 요구된다.
영충호 시대가 열렸다. 2014년이 단순한 출발점이 될지 아니면 지역발전의 극적 변화를 경험하는 '티핑포인트(Tipping Point)'가 될지는 현재 우리 생각의 크기에 달려있다. 사자성어로는 '담대심소(膽大心小)'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대담하게 큰 그림을 그려 나가되 작은 부분까지 섬세하게 살피는 혜안이 필요하다. 꿈 시장에 불경기는 없다고 한다. 갑오년 청마의 해를 맞이하여 지역주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중부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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