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동물학대영상' 범인 잡고 보니…
끔찍한 '동물학대영상' 범인 잡고 보니…
  • 뉴시스
  • 승인 2014.01.2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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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 10대들 '그냥 싫다'며 학대 생명존중에 대한 교육부재가 큰 원인

올 초 인터넷에 한 동물 학대 영상이 유포되면서 네티즌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지난 11일 한 포털사이트에 오른 동물 학대 영상을 보고 분개한 네티즌들은 '범인을 잡아 달라'며 릴레이 댓글을 달았고 경찰은 사건 발생 6일만인 16일 범인을 검거했다.

제보자 우모(32) 씨에 따르면 지난 10일 평소와 달리 개들이 자신을 보고도 반기지 않고 이상한 반응을 보여 살펴보니 한 마리는 눈이 퉁퉁 부어 제대로 뜨지도 못했고 다른 한 마리는 꼬리가 축 처진데다 피투성이 상태여서 걷지도 못할 지경이었다며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

철망 안 개집은 엉망으로 어지럽혀져 있었고 개가 흘린 피가 사방에 흩뿌려져 있는 것을 확인한 우씨는 즉시 설치된 CCTV 영상을 돌려보고 지난밤 괴한들의 끔찍했던 폭행 장면을 확인했다.

영상에는 10대로 보이는 두 명이 새벽에 개집 울타리를 넘어들어와 개를 수없이 걷어차고 쇠로 된 쓰레받기로 계속 내리치는 폭행 장면이 약 5~6분간에 걸쳐 담겨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검거된 범인들은 인근에 사는 16살 A군과 18살 B군으로 정신장애를 앓는 특수학교 학생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이 평소에 개들이 짖으면 돌을 집어 던졌다는 목격자의 진술에 따라 탐문에 나섰고 이들의 집을 찾아내 영상 속에서 확인한 동일한 옷을 증거로 발견해 검거했다. 아이들은 범행을 순순히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거 당시 두 아이는 경찰의 질문에 “개만 보면 때리고 싶다”고 답변하고 '또 이런 짓을 할 거냐'고 묻자 “앞으론 (개가 눈에 띄지 않게) 다른 길로 다니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들이 정신질환이 있는 10대들이란 사실에 허탈해진 우씨는 “할 말이 없습니다. 폭행당하는 개들의 CCTV 영상을 보고 참기 힘들었지만 가해자가 아픈 아이들이고 또 보기에도 혼을 내거나 할 만한 상황이 아니어서 속만 쓰립니다”고 말했다.

게시된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학대당한 강아지는 아파서 잠도 못 이룰 텐데 너무 화가 나네요' ‘못된 사람들 꼭 잡아야 합니다’ ‘너무 마음이 아프네요’ ‘얼마나 무서웠을까’ ‘그래도 생명이잖아요. 어쩜’ ‘지문 잔뜩 묻어 있을 겁니다.’ 등 1000여 건에 가까운 댓글이 주렁주렁 달렸다.

사실 이런 종류의 동물 학대 사건은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에서 어렵지않게 찾아 볼 수 있다.

경기도의 한 지자체에도 동물을 학대하고 도축까지 한 A(60) 씨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민원이 연일 쇄도하고 있다.

해당 지자체에 따르면 C씨는 올가미로 개의 목을 졸라 도살하고 고라니를 산 채로 불에 태우는 등 포획한 유기동물과 야생동물을 잔인하게 학대한 혐의가 있다.

또 경남 김해시에 거주하는 D(19) 군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도둑고양이가 피해를 줘서 고양이 잡기 캠페인도 한다”며 ‘고양이 잡은 날’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렸다.

영상을 보면 포획한 고양이를 개에게 줘 물어뜯게 하거나 발로 걷어차 척추가 부러진 듯 보이는 고양이를 다리 밑으로 집어던지기도 한다.

동물 학대는 갈수록 수법이 잔인해지는 반면 법적 처벌은 수위만 높여놨지 실제 적용된 사례는 매우 적어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실제 피해자들은 자신이 기르는 애완동물이 이렇게 학대 당해 불구가 되거나 사망한 뒤 극도의 불안과 불면증 등 후유증을 겪고 있다. 심지어 신경안정제를 복용하거나 병원에서 심리 치료를 받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정작 가해자는 동물학대 사실이 확인되더라도 '재물 손괴죄'로 최대 1년 이하의 징역과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을 받을뿐이고 그나마 실제 이런 처벌을 받은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이에 대해 동물사랑 실천협회 박소연(43) 대표는 "일부 학생들이 이유없이 동물을 학대하는 건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생명존중 교육을 하지 않는다"며 " 또 문제는 동물을 학대한 만큼 적절할 처벌수위에 따라 제대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법부나 경찰의 생명존중 의식 부재도 문제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는 " 또 동물학대 범죄에 동물보호법을 적용하지 않고 재물손괴죄를 적용하는 것도 문제다. 학대당한 동물을 놓고 '이게 얼마짜리인데 얼마어치를 망가뜨렸다'는 식으로 재물손괴 사례에 견줘 법률을 적용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어떤 이에게는 가족이나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애완동물이 억울하게 죽었는데 단순한 소액 손해배상 사건처럼 결론이 나는 사례를 보면 말못하는 짐승이지만 엄연한 생명체를 '재물'로 간주하는 법적용에 큰 문제가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특히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동물보호감시관' 기능이 무용지물 상태라는 걸 지적하고 있다. 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할 때이다.

[동물학대 동영상]
http://m.pann.nate.com/talk/320604632?currMenu=today&page=1&sform=yes&f=nate_app

■ '시사 할(喝)'은 =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잘못된 제도나 문화 등을 비판하고 우리 사회가 공공성을 회복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려고 신설한 기획이다. 할(喝)이란 주로 선승(禪僧)들 사이에서 행해지는 말로,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꾸짖는 소리다.


(뉴스검색제공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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