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 6·4 지방선거의 새누리당 충북도지사 후보로 윤진식 국회의원(충주)의 출마설이 제기되면서 지역정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윤 의원의 출마설은 실체 유무와 관계없이 이시종 현 충북지사와의 인연(?) 때문에라도 핫 이슈가 되기에 충분하다.

윤 의원과 이 지사는 청주고 39회 동기로 두 사람 모두 충주가 고향이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후보로 맞붙었지만 1천585표 차이로 당시 이시종 후보가 신승했다. 이로 인해 40년 지기의 우정에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00년 지방선거에서 이시종 의원의 도지사 출마, 윤진식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의 충주 보궐선거 출마로 또 다시 대립각을 세우게 된다. 당시 윤 실장의 출마는 이 지사의 '안방'으로 불렸던 충주의 정치 지형을 바꿔놓을 변수가 됐고, 충주에서 분 '윤풍'은 정우택 한나라당 후보를 지원하고 있었다. 결과는 이시종 후보의 당선. 윤 후보도 다음달 열린 7·28(2000년) 보궐선거에서는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4년이 지난 지금, '윤진식 의원의 출마설'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면서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의 악연(?)이 재현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구나 이번 지방선거는 청주고 39회 동기면서 윤 의원과 돈독한 우정을 유지하고 있는 서규용 전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이 출마할 예정이어서 더욱 관심이 높다. 서 전 장관이 27일 출마 기자회견까지 하며 도지사 출마에 정성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청주고 동기 중에서도 친분이 두터운 친구를 저버리고 출마를 결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윤 의원과 서 전 장관의 오랜 우정, 청와대 정책실장 재임 시절 세종시 수정안을 진두지휘 했다는 지역사회의 비판, 충주에서 또 다시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점도 윤 의원의 도지사 출마 가능성을 낮게 점치는 이유다.

게다가 윤 의원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항소심 공판이 현재 진행형이고,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아야 한다는 부담으로 인해 도지사 출마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0년 5월, 행정도시 혁신도시 무산저지 충북비상대책위원회는 이명박 대통령의 실세로 통했던 윤진식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출마가 공식화되자 "세종시 수정 추진에 핵심 역할을 담당했을 뿐만 아니라 1월 29일(2000년) 청주를 방문해 '세종시 당초계획이 수도분할'이라고 말해 세종시 원안추진을 염원해 온 충청인들의 가슴에 대못질을 했다"며 출마 철회를 촉구했다.

그런가하면 당시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이시종 국회의원의 도지사 출마와 관련, "권력만 보이면 뛰어드는 불나방 선거꾼"이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시장직을 내놓고 국회의원에 출마하고, 또 다시 도지사 출마를 결행한 것을 두고 한 비판이었는데, 새누리당의 이러한 강도 높은 비난은 윤 의원의 도지사 출마 시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또 다시 우정을 저버리고, 보궐선거까지 치르며 도지사 출마를 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 속에 윤 의원의 도지사 출마설은 항소심 공판에 대한 우회적 자신감 표현 내지는 충주 표심 다지기를 위한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충청권이 그동안 전체 선거의 판도를 좌우할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 왔다는 점, 현역 단체장과 맞설 대항마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에서 충주 출신, 청주고 동기, 국회의원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윤 의원이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에서 리턴매치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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