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단일화 최대 변수…與는 '꼼수'라며 비판

6·4 지방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태풍의 핵으로 떠오른 안철수 신당의 창당 움직임을 계기로 선거 초반부터 열기를 내뿜고 있다.

특히 안철수 신당의 지지도가 제1야당인 민주당을 능가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방선거가 3자 구도를 형성, 선거 열기를 가열시키고 있다.

◇발등에 불 떨어진 민주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민주당이다. 야권표를 대거 잠식 할 안철수 신당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민주당은 야권 주도권 다툼의 최대 격전지가 될 호남 민심이 안철수 신당에 크게 흔들리자 최고위원회의를 호남에서 열어 민심 붙잡기에 나서는 등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설 연휴 기간인 29~30일 광주·전남에 머문 것도 '안풍(安風)'을 견제하기 위한 방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내에서는 하루빨리 야권 후보단일화 논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과 안철수 신당에 대해 맞대응을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 등으로 갈리며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민주당 소속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철수신당이 지향하는 바는 새정치지만 결과적으로는 야권분열을 일으켜 야권의 큰 패배로 귀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安 신당, 창당 작업 가속도

무소속 안철수 의원 측은 신당 골격 세우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음달 17일 창당준비위원회 결성을 위한 발기인 대회를 열 계획이다.


중앙당 창당준비위원회 구성 요건인 200명 이상의 발기인 구성작업을 다음달 10일 전후로 마친다는 계획이다. 발기인 대회에서 결정된 내용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면 법적지위도 받게 된다.

안 의원 측은 인재영입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창당 발기인 대회를 기점으로 당원 확산 운동에 나서고, 지방선거에 나설 중량급 있는 인사 영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새정치추진위원회 금태섭 대변인은 "2월 중순까지 빠르게 요건을 갖춰서 신고를 하고, 그 다음부터는 안 의원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지하철 등을 타고 돌면서 같이하실 분들을 공개적으로 모실 생각"이라고 밝혔다.

◇새누리, 민주 자치단체장 공세 강화

새누리당은 야권 연대를 막기위해 비난공세 수위를 높이는 동시에 현 민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는 데 화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새누리당 유기준 최고위원은 최근 당 회의에서 "우려했던 대로 양측이 야권연대로 가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며 "기초공천 폐지를 명분으로 내세워 졸속으로 연대를 추진하려는 것은 국민을 속이려는 어설픈 꼼수"라고 비판했다.

또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조류 인플루엔자(AI) 비상 상황에 1박2일로 골프를 쳐 물의를 빚은 민주당 소속 박준영 전남지사을 겨냥해 석고대죄 하라고 촉구했고, 홍문종 사무총장은 민주당 소속 송영길 인천시장의 측근이 뇌물수수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것을 들춰내며 송 시장은 재선 출마 자격이 없다고 몰아세웠다.

◇새누리, 일부 지역은 벌써 과열조짐

새누리당 내에서는 후보자들 간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자체 조기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부산지역과 경남지역이 대표적이다.

아직 구체적인 선거일정이 잡히지 않고 후보등록도 안한 상태지만 경선 출마예정자들이 불꽃 튀기는 신경전을 벌이면서 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부산 지역에서는 '박심(朴心·박 대통령 의중)'이 갈등의 불씨가 됐다.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부산시장 선거에 나가려고 하는 사람이면 부산시민의 애환이 어디에 있는지를 찾아다녀야지, 대통령 의중이 어디 있는지를 따진다면 그 분은 부산시장을 할 자격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는 경쟁자인 새누리당 서병수 의원이 그의 자서전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박 대통령이 나에게 '부산은 중요한 곳이니 하셔야지요'라고 했다"며 부산시장 출마 지지를 받은 듯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일침을 가한 것이다.

이에 서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진실은 모함에 맞서는 최고의 해명이다'라는 링컨 전 대통령의 명언을 올려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박 의원의 비판을 '모함'이라고 반박한 셈이다.

경남도지사 자리를 놓고서도 새누리당 내 신경전이 치열하다. 현직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가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검사 선후배인데다 나란히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숙명의 라이벌'로 불린다. 게다가 2010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 때 이른바 '개싸움'을 한 것을 비롯해 이후로도 불편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대결은 정치권 안팎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도 역시 두 사람의 갈등이 초반부터 폭발하는 양상이다. 안 전 대표가 지난 2012년 보궐선거에서 자신이 홍 지사에게 양보한 사실을 강조하면서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홍 지사가 자신에게 양보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 공방의 포문을 열었다.

이에 홍 지사는 "안 전 대표는 지난번에 양보한 일이 없다"며 "안 전 대표는 (경남도지사)를 서로 나눠먹기 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경남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박완수 창원시장은 홍 지사와 안 전 대표를 싸잡아 공격하고 나섰다.

박 시장은 홍 지사를 겨냥해 "현 도지사가 도민의 삶은 안중에도 없이 정치실험에 몰두하면서 중앙정부와 대립하고 갈등만 일으켜 도민에게 피해를 줬다"고 했고, 안 전 대표에 대해선 "도지사는 양보나 나눠먹는 자리가 아니다. 그런 표현은 340만 경남도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6·지방선거의 조기 과열조짐은 선거법 위반 건수로도 나타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14일까지 선거법 위반 조치 현황이 1030건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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