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이슈&인물]4. 통합 청주시장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 통합 청주시장 후보군이 점차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선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오는 21일 시장 예비후보 등록 신청이 시작되면 후보간 치열한 신경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오는 7월 1일 출범하는 통합 청주시는 정치, 사회, 경제 등 모든 면에서 충북 절반을 웃돌 뿐만 아니라 이번 선거가 초대 시장을 선출하는 것으로 상징성이 어느 선거보다 특별하다.

초대 통합 청주시장이 누가될 지에 지역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인구 83만의 중부권 중심도시 첫 수장이라는 점에서 충북지사 선거와 함께 지방선거 승패를 좌우할 가늠자가 되기 때문이다. 이번 시장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정치적 무게감이 큰 인사들이 출격해 선거 열기를 달궈가고 있다. 새누리당 간판으로 전직 기초단체장, 차관 등 전직 고위관료가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당에서는 이에 맞서는 대항마로 통합의 주역인 현직 청주·청원 시장의 출격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현재 여야 각 정당은 도내 전체의 판세를 가늠할 변수인 '지사+통합시장' 조합에 적잖은 신경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오는 7월 출범하는 통합 청주시의 경우 인구가 충북 전체의 절반이 넘는 83만명에 달해 '청주를 잡는 당이 충북을 잡는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경쟁열기가 뜨거운 만큼 선거 과정 변수도 적잖다.

또 유권자들이 민선 5기 최대 업적인 청주·청원 통합을 이끌어낸 현직 단체장에게 지지를 보낼 지, 아니면 정당 선호도에 따른 투표를 할 지 여부도 주목된다. 청주·청원 통합 성공에 대한 평가와 기대감이 표심에 적용할 경우 민주당에, 정당선호도에 따른 투표가 진행될 경우 새누리당에 각각 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전·현직 시장 리턴매치 성사 여부 등 통합 청주시장 선거는 정치적 무게 만큼이나 볼 거리도 많아 어느 선거보다 뜨거운 관심속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출마 예상자 대부분이 새누리당이나 민주당 공천을 희망하고 있어 결국 시장 선거를 양당 간 대결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신당 바람이 다른 지역에서 불고 있지만 청주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고, 출마를 희망 인사도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새누리당의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에서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 중 한 명이 구원투수로 나서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공천 유지 여부 따라 양강구도 전망

초대 통합 청주시장직은 최대 6명 전·현직 관료들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최종 결정이 남았지만 기초단체장 정당공천제가 유지될 경우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당 대 당 구도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역 정가는 충북 도내 전체 판세를 가늠할 수 있는 데다 '통합시장'이라는 상징성으로 각 당 모두 공을 들이고 있다.

민주당은 현역인 한범덕(62)청주시장, 이종윤(63) 청원군수 카드를 갖고 있다.

▶한범덕 청주시장= 민주당에서는 청주·청원 유권자 분포도를 볼 때 청주 출신이면서 중앙정부와 충북도 등을 거친 스펙을 감안할 때 한범덕 시장이 다소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이 군수의 탄탄한 조직력과 청원 표심의 응집력으로 결코 만만치 않은 경선전이 될 것이라는 게 정가 안팎의 지배적인 여론이다.

지난 1979년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한 시장은 행정자치부(현 안전행정부)감사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행정자치부 제2차관 등 중앙 정부 요직을 두루 거쳤다.

대학 시절 전공(서울대 동양사학)을 살린 '세심·심미'한 그의 행정가적 스타일은 초대 통합시정 구축을 위한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03년에는 고향 충북도 정무부지사로 취임했었고 2010년 민선 5기 청주시장에 당선됐다.

▶이종윤 청원군수= 당내 공천 경쟁상대로 꼽히는 이종윤 청원군수는 1970년 9급 공채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현재까지 40여년 이상 청원 지역에서 공직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그의 장점은 지역 현안에 밝다는 점이다. 고졸(청주농업고교)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2010년 선출직 군수에 당선된 그에 대한 평가는 '강한 추진력과 함께 부지런하다', '우직하다'는 표현이 주를 이룬다.

군 내 직원들로부터도 대체적으로 '무난한 지휘관'이라는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충북도 근무시절 첨단복합단지 유치에 산파역을 했으며, 사상 첫 자율통합 과정을 이끌어 낸 주인공이라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다만 광역행정에 대한 수행 역량과 함께 중앙 정부 인맥, 유권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청주 지역의 부족한 지지율 등이 해결 과제다.

이런 가운데 사실상 2파전으로 굳어지는 민주당과 달리 새누리당의 셈법은 더 복잡해질 수 있다. 새누리당은 현재 남상우 전 청주시장과 이승훈 전 충북도 정무부지사가 공식 출마 선언을 한 상태다. 여기에 한대수 전 청주시장과 김동수 전 정통부 차관의 선택이 중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남상우 전 청주시장= 청주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지난 1973년 공직에 입문한 남 전 시장은 서울 용산부구청장, 대전 유성구청장, 서울시공무원교육원장, 충북도 정무부지사 등을 지냈다. 2006년 청주시장 재임 시절 남다른 친화력과 화통한 성격은 시민들로부터 '옆집 아저씨'라는 닉네임으로 불렸다. 그의 이 같은 성격은 주요 시정에 반영돼 재임 시절 '전국 제일 눈 잘 치우는 도시 청주'라는 평을 남겼다. 하지만 사실상 지역 선거 여론을 주도하는 지역 공직 사회에서는 그의 일방적 시정 운영과 치나친 탈권위 이미지가 여전히 남아 있어 풀어야 할 숙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승훈 청원당협위원장= 이승훈 청원당협위원장은 정우택(새누리 최고의원)의원의 충북지사 재임 시절 부지사 경력을 전면에 내세우며 인지도 상승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산업자원부 감사관, 대통령 비서실 산업정책 비서관 등을 역임하는 등 '경제 전문가' 평은 통합시 재정을 이끌어 나갈 적임자라는 평이다. 하지만 부친이 청원군에 잠시 살았단 것을 제외하곤 이렇다할 연고가 없어 이를 극복하는 게 최대 관건이다. 최근 민주당으로부터 융단폭격을 받고 있는 저서 재탕 논란을 일시적 홍보 효과를 뛰어넘는 선거 전략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대수 전 청주시장= 새누리당의 통합시장 후보 선출 마지막 변수는 청원 출신의 한대수 전 청주시장과 김동수 전 정보통신부차관이다.

지난 1973년 제13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한 전 시장은 감사원 감사관, 충북도 행정부지사, 제천시장, 청주시장 등 지역·중앙을 넘나드는 정통 행정 관료 출신이다.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사무부총장, 청주상당지구당위원장 등 정치 경력도 강점이다. 그는 당초 지방선거를 앞둔 구상에서 충북지사를 염두에 뒀지만 이번 주 께 청주시장 출마로 방향을 선회하고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김동수 전 정보통신부 차관= 청주 출신인 김동수 전 정통부차관도 18일 통합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 후 선거 대열에 합류한다. 김 전 차관은 세광고와 청주대를 졸업하고 제22회 행정고시 합격 후 공직생활을 시작해 충주우체국장, 정보통신부 정책홍보관리실장, 정보통신부 차관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비상임이사와 법무법인 광장의 고문 등을 맡고 있다.

이에 대해 정당의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과 민주당 모두 본선보다 후보 결정을 위한 경선이 최대 승부수가 될 것"이라며 "당 후보가 결정되면 당 지지도와 후보 개인의 능력에 따라 여론의 향배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