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초반 기선을 잡고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손영철(61)후보는 21일 오전 충북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보수와 진보 등 좌우 이념 대립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는 교육감 선거를 보면서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오직 교육의 본질만을 바라보며 나아가야 할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와 진보라는 정치논리가 개입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손 후보는 "김병우(57)후보는 민주당 충북도당 지도부와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정권교체-새정치 충북국민연대'발족식에 참여한 전력이 있고, 민주노총 충북본부 부본부장으로 활동하는 등 교육보다는 정치적 행보를 보인 사람"이라고 말했다.

손 후보는 이어 "김 후보는 그동안의 정치적 행보를 숨기고 교육자인양 위장하고 있다"며 "이제 가면을 벗고 정치인 본래의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손 후보는 "교육을 보수와 진보의 대립구도에 빠지게 한 강상무(61)후보도 김 후보를 비판할 자격이 없다"며 "강 후보는 순수해야 할 교육감 선거를 정치논쟁의 장으로 변질시키는 빌미를 제공한 장본인"이라고 강조하는 등 김 후보와 강 후보를 싸잡아 비난했다.

손 후보는 특히 최근 보수후보 단일화와 관련해서도 "저는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정책을 공감하는 단일화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보수와 진보로 나누는 단일화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손 후보의 이날 기자회견은 다른 후보들과 차별하면서 독자적인 색깔을 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진보성향인 김병우 후보가 충북교육감 보수 후보 중 4명이 단일화에 합의한 것을 비판하자 강상무 후보가 김 후보를 또 다시 정면으로 비난하는 등 난타전을 벌였다.

강 후보는 논평을 내고 "소위 진보후보라는 김병우 후보가 '좌·우 대립을 걱정한다'는 논평을 낸 것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며 "전교조 9대 지부장을 지낸 김 후보는 선거전략상 진보후보라는 이름을 잠시 숨겨두고 교육통합을 운운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이념논쟁에 불을 지폈다.

강 후보는 "소모적인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교과서 편찬체제를 연구·검토하겠다는 교육부 발표를 국정교과서 회귀 운운한 4명의 충청권 진보후보들의 성명서 발표는 교육을 좌·우대립과 편향된 정치이념 실현의 수단으로 여기는 것 이외에 달리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김 후보도 보도자료를 통해 "도민에게 더욱 깊게 다가갈 수 있고 교육의 확실한 비전을 가진 분들이 사전에 선별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서로 양보하고 협심하는 모습은 나쁘지 않다"며 "다만 교육감 선거에서조차 보수와 진보를 운운하면서 좌우대립으로 몰아가려는 의도에 대해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진보후보에게 교육감을 내줄 수 없으므로 교육철학과 비전의 공유없이 단순 정치논리로 보수후보들이 단일화를 하겠다는 것은 정당공천을 시행하지 않고 있는 교육감 선거의 취지를 변질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편 지난 17일 보수후보 중 4명은 도내 교육감 후보 중 유일한 진보성향인 김 후보가 교육감이 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단일화에 나섰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보수-진보후보 간 싸움에서 보수후보끼리 난타전을 벌이는 등 전선이 확대되는 것은 낮은 지지율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교육감 후보들간 '선의의 경쟁'보다는 상대방의 약점이나 흠을 파고드는 '네거티브 선거전'이 기승을 부리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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