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언제나 그렇듯 지난 해 있었던 일들은 다음 해의 자양분이 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갑오년 새해 또한 지난해를 거울삼아 소망과 굳은 결의를 가득안고 출발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졸업시즌이 다가오지만 청년 취업만큼은 아직도 겨울잠을 자고 있는 것처럼 고요하다.

지난해 청년취업률은 24.2%로 OECD 평균 39.3%에 훨씬 못 미쳤고, G7 평균 42.4%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게다가 올해는 국가통계가 시작된 이래 최악의 취업난이 될 것이라는 반갑지 않은 소식으로 추운 겨울만큼이나 가슴 한켠이 시려온다.

세계적인 경기불황 속에서 소수의 대기업이 주도하는 경제구조와 그 대기업들마저 채용을 꺼려하고 있는 한국적 특수 상황이 더해져 취업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사정이 이럴진대 구직자들은'취업고시'라고 칭해질 정도로 대기업으로 쏠림현상이 심화되어 그에 따른 시간과 비용의 낭비 등 부작용 또한 심각하다. 이를 극복하는 방편으로 '총장추천제'가 제시되었다가 대학 서열화, 지역 차별 등 논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이며 정치권까지 거세게 가세하면서 실행도 하기 전에 백지화 되는 해프닝이 일어난 것도 불과 엊그제 일이다.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는 대기업으로의 취업쏠림이 과연 바람직한 현상인가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된 '희망이음 프로젝트'가 청년인재와 지역기업 간 눈높이를 맞추는 단초를 제공하였다. 지역 소재 중소·중견기업들이 단지 수도권에 입지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구인난에 시달리는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학생들로 하여금 해당 기업을 직접 탐방하여 궁금한 점을 현장에서 해결하고 취업으로 발전시킬 목적으로 추진된 본 사업을 실행하면서 충북은 지난 한해 전국 평균 2배 이상의 기록으로 전국 1위의 기록을 수립하였다. 그만큼 우리지역의 청년들이 지역기업에 대하여 알아보는 활발한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다. 물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경제현장에서도 기꺼이 지역학생들의 탐방을 허락하고 상세한 설명을 아끼지 않은 우리지역 일하기 좋은 기업의 적극적 동참과 호응이 주요하였다.

지난달에는 작년도 '희망이음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학생들과 1박 2일의 워크샵을 가졌다. 기업탐방에 누구보다도 적극적이면서 탐방팀을 이끌었던 학생들이 탐방후기를 작성하여 동료들 그리고 새롭게 탐방기회를 갖게 될 후배들에게 발표하고 소통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취업특강에서 하나라도 놓칠세라 집중하는 모습과 올해 기업탐방을 선도할 학생들에 대한 모의면접장은 취업현장 그 자체였다. 워크샵을 통해 취업은 스펙도 중요하지만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함께 일상생활 면면에서의 열정적 사고와 적극적 실천이 훨씬 도움이 된다는 점에 참석한 모든 이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실제 충북TP 희망이음 서포터즈 분야에서는 전국 최우수활동으로 인정받아 유럽 연수의 기회가 주어졌으며, 무더위와 소나기의 악천후 속에서도 3박 4일 동안 도보탐방과 봉사활동을 기획하고 이끌었던 대표학생이 졸업 전에 취업하는 등 열정과 실천이 그 진가를 발휘하는 모범이 되었다.

충북의 경우 이른바 틈새시장을 확보하고 기술적 우위를 점하면서 세계 각국으로 수출하는 소위 히든챔피언의 대열에 속한 기업이 여럿 있고 직원들의 후생복리 또한 최고의 수준인 기업이 준비되어 있다. 탐방을 경험한 학생 그리고 학부모들이 '이렇게 일하기 좋은 기업이 우리 지역에 소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는 한결같은 목소리를 들으면서 그동안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못한 지역기업 그리고 대학과 기업지원기관 등 지역사회가 반성해야 함을 느꼈다. 더불어, 최근 투자유치 기업은 물론이고 향후 지역으로 이전을 희망하는 우수 기업들도 경영활동과 관련하여 '구인난'을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로 들고 있다는 점에서 청년들의 지역기업에 대한 무관심과 정보에 취약한 것 또한 반성할 일이다.

우리는 흔히 '지역이 희망이다'라는 슬로건 아래 '지역균형발전'을 주장한다. 그 주장이 공허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역의 젊은이들이 지역에 소재하는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진출하여 지역경제를 견인하고 동반성장 하는데 동참할 필요가 있다. 청년들은 솔선수범하는 열정을 갖추고, 기업과 소통하는 리더십과 팔로우십을 발휘하여 우리지역 일하기 좋은 기업을 사전에 알아보고 그 정보에 입각하여 적극적으로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겠다. 희망이음 프로젝트 등 고용촉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업들로 기상나팔을 힘차게 불어 겨울잠 자는 취업에서 깨어나도록 산학연과 청년들 모두가 힘을 모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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