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지난해 충북지역의 의미있는 변화 중 하나를 꼽는다면 단연 인구 160만을 돌파했다는 것이다. 인구 160만은 다수의 광역자치단체를 뛰어넘는 반가운 지표인 동시에 새롭게 급부상하는 '영충호'시대가 열렸으며, 앞으로 무한한 발전 가능성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수 없다.

인구지표는 건전한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발전의 대표적 지표라 할 수 있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최근 발표된 통계청의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2013년 기준 광공업생산의 전국 평균 증가율이 0.1%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반면 충북은 7.6%, 대형소매점판매의 전국 평균지수가 0.3%인데 비해 충북은 12.2%로 각각 전국 최고를 기록하면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고, 수출 또한 14.1%가 신장하여 경기도에 이어 두 번째 증가율을 보이는 등 2010년 이후 줄곧 전국평균 대비 가파른 상승을 보이고 있다.

물론, 위의 지표들만으로 경제발전의 정도를 정확히 가늠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예컨대, 생산증가에 있어 연구개발관련 전문인력과 예산의 투자 정도, 지역산업 전반의 균형성장 여부 등 세부적으로 고려할 요소들이 존재하지만 성장을 가늠하는 일반적이고 대표적인 지표들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외에도 산업단지조성과 입주기업 증가율, 취업자수 증가율, 무역수지 흑자규모 등을 고려하면 지금이야말로 충북의 도운(道運)이 상승하는 최적의 시기로서, 대한민국의 경제를 리드하는 '강한 충북'으로 도약하는 한 징표임이 분명하고, 영충호의 중심으로 충북이 우뚝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더욱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오는 7월 통합청주시 출범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규모의 경제 시현이 예견되는 가운데 지난달에는 청주·청원통합기업인협의회가 기업인들 스스로의 결정에 의해 새롭게 발족되었다. 경제발전의 주역인 기업인들의 자발적 협의체는 선진국형 경제성장의 핵심기제인 클러스터 구축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배가된다.

충북은 오송첨복단지를 중심으로 바이오산업관련 산학융합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가운데 반도체와 태양광을 비롯한 이차전지 그리고 창조경제의 중심으로 부각되는 IT 융합산업 등 신성장동력산업들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소위 좋은 생태계가 속속 조성되고 있다. 실제 전국단위 회의나 행사에 참석해 보면, 인구 순유입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성장동력산업을 선점하고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충북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함께 선망의 대상으로 삼고 있음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이와같은 현상은 반가운 지표임에 분명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지속가능한 발전을 영위하는데 있어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광공업생산 증가가 반도체산업 등 특정산업에 의해 견인되는 산업의 쏠림현상, 수도권 인접 등 지리적 이점에 기인하면서 계획입지보다는 개별입지의 난개발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영충호시대의 전개와 함께 최근, 지방선거가 가까워지면서 최상위 계획인 국가철도교통계획에 근거하여 어렵사리 입지한 오송역이 채 활성화도 되기도 전에 세종, 서대전 분기역 유치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주변에서 심상찮게 나오고 있다. 영충호의 동반성장과 충청권 광역단위 생태계조성을 위해 머리를 맞대며 공조를 취해도 모자랄 판에 당초 국가계획에 입안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철도역 신설 주장을 보면서 혹여 지역균형발전정책이 왜곡되거나 조령모개식으로 변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영충호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이미 충청권, 특히 충북도 전체에서 울려 퍼졌다. 이를 입증할 수 있는 많은 지표들도 속속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우리의 과제는 충청권이 머리를 맞대고 '영충호시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활발한 공조체제를 유지하는 가운데 이를 국가균형발전의 초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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