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변광섭 청주시문화재단 문화예술부장

#통합 청주시를 대표하는 창조경제 핵심콘텐츠가 무엇일까. 국토의 중심인 청주는 역사의 도시, 교육의 도시, 문화의 도시, 농경의 도시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이 속에는 다양한 삶의 양식을 디자인하는 콘텐츠들이 담겨있다. 정부는 창조경제를 대한민국 경제부흥의 핵심사업으로 정하고 영화, 게임, 음악, 뮤지컬,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의 킬러콘텐츠를 전략 육성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전문인력 양성과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향유하는 리터러시(literacy)를 강조하고 있다. 청주만의 창조경제 아이템을 찾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화융성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한반도의 지축을 흔들고 있다. 자치단체마다 정부의 문화융성과 연계 협력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만드느라 고민 중이다. 청주도 옛 연초제조창 일원을 활용해 문화적 도시재생과 문화융성센터 등을 제시하고 있지만 보다 구체적이고 확실한 아이템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이 또한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개인의 욕망과 편견과 집착이 존재하며, 선거 결과에 따라 기존의 정책이 훼손되거나 수정될 소지도 있다. 하루빨리 청주만의 문화융성 시스템을 만들고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하며, 시민 모두가 참여하고 향유하는 콘텐츠로 발전시켜야 한다.

#청주에는 어떤 공간이 있으며, 청주만의 특성이 담긴 공간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질문 앞에서 머뭇거린다. 무엇을 말해야 할지 정신까지 혼미해지고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약지승강(弱之勝强).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고 했다. 미지위미(美之爲美). 아름다운 것은 아름다운 게 아니라고 했다. 세상이 온통 아름다움을 좇고, 1등만을 향해 질주하고 있으나 분명한 것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청주만의 공간을 살리고 특성화하며 가치있게 다듬을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미 언급한 연초제조창 일원뿐만 아니라 사직동 체육관과 예술의전당 일원, 옛 대농부지와 테크폴리스 개발지역, 곳곳의 재개발지역 등 차별화 방안이 필요하다. 또한 오창, 오송, 내수, 미원, 문의, 가덕, 남이, 남일 등 읍면소재지의 특성화 전략을 마련하는 것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시민행복 시대를 열 수 있는 큰 그림이 필요하다. 일자리 걱정없는 시스템을 만들고, 삶에 스미는 문화환경을 구축하며, 예술의 꽃이 피는 아름다운 도시를 일구고, 100세 시대의 삶을 디자인하고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복지환경을 구축하며, 사회적 약자가 아프지 않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 청주시문화재단에서는 문화산업 콘텐츠 개발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사업, 젊은이들이 미래비전의 꿈을 품을 수 있는 청년서포터즈, 소외계층 어린이를 위한 꿈나무오케스트라, 다문화를 위한 무지개다리, 도농문화교류를 위한 문화이모작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시대정신에 맞는 행복사회를 열기 위해서다. 이러한 일들이 일회성, 이벤트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하고 실질적인 삶의 가치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며, 시민 모두가 그 가치를 공유하고 공감하며 감동의 삶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했던가. 이 모든 것들은 청주시민 모두가 청주의 미래를 위해, 우리의 부모형제와 이웃과 후손들을 위해 손잡고 함께 일구어야 할 것들이다. 무엇보다도 사람에게 투자하고, 사람을 존중하고, 사람을 신뢰하는 문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남 잘되는 꼴을 보지 못해 험담과 질투와 시기가 만연돼 있는 사회는 희망이 없다. 기성세대의 책무와 배려의 환경이 필요하며, 중년의 고단함을 달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어야 한다. 특히 미래세대의 주역인 청년들이 자신들의 꿈을 빚고 변주하며 노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건강한 시민사회 거버넌스를 만들고, 민관네트워크를 구축하며, 대학을 비롯한 교육기관의 사회적 역할을 다할 수 있는 환경도 필요하다.

'버킷 리스트'라는 말이 있다. 영화 <버킷 리스트The Bucket List>를 통해 널리 알려졌는데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들을 적은 목록이다.

살아남기 위해 뒷전으로 밀어놓은 일들, 꿈과 동경으로 남게 된 것들은 아직 이루지 못했기에 순수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청주의 멋을 담고, 청주의 맛을 즐기며, 청주의 향을 음미하고, 청주의 결을 자박자박 걷는 멋진 신세계를 꿈꾼다. 이토록 찬란한 봄날에.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으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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