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노근호 충북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

'머뭇거리지 말고 시작해'는 2005년에 발간된 책이름이다. 각계각층에서 활약하고 있는 명사들이 인생을 살면서 자신을 움직였던 한 마디와 그에 얽힌 사연들을 오롯이 기록한 책이다. 책 제목과 같은 타이틀의 한 명사 글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완전한 것이 어디 있을까? 수영을 잘하기 전에는 수영장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식의 각오라니, 배신이 두려워 친구를 사귀지 않거나 이별이 두려워 사랑을 하지 않겠다는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 그리고는 "자, 머뭇거리지 말고 발을 내딛어."라고 마무리한다.

이들 힐링 도서들은 현실에서 고통 받고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위안을 주고 있다. 그러나 세상살이는 늘 힘들고 어렵다. 나날이 변화하는 주변은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진화하고 있다.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난감하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두 사람이 있다. 미국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모터스의 창업자 엘론 머스크와 우리나라 대표적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이해진 이사회 의장이 그들이다. 엘론 머스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역사상 가장 인기 있다는 뉴스 프로그램 CBS의 '60분(60 Minutes)'에 출연했다. 이 자리에서 자신은 어린 시절부터 엔지니어를 꿈꿔왔으며 지금 세상을 크게 바꾸어 놓을 이들에 대해 관심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를 창업하면서는 전혀 성공을 예상하지 못했고 오히려 실패할 가능성이 훨씬 클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

많은 분석가들은 엘론 머스크에 대해 꿈과 도전이라는 아이콘을 가지고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하면서 과감한 투자로 미래 시장을 선도하는 인물로 평가한다. 기술적인 자신감과 함께 이를 마케팅으로 연계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고 결과적으로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역발상의 전략, 광고 없이 고객과 직접 부딪히는 스킨십도 성공요인으로 꼽는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지난해 말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의해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연봉 5억 원 이상의 대기업 등기임원 개별보수 중에서 주요 포털사만을 기준으로 최고 연봉을 받았다. 네이버는 지난 7일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8위에 올랐다. 지난 20년 간 새롭게 설립된 기업이 시가총액 10위에 오른 경우가 많지 않은데 순수하게 창업한 후 성장한 기업으로는 네이버가 유일한 셈이다.

이 의장은 최근 사내 강연에서 서비스를 만드는 속도는 기업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과 사용자가 정하는 것이며 세상과 사용자가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회사가 살아남으려면 그걸 수용하고 빠르게 변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도쿄에서 열린 '모바일 메신저 라인 가입자 3억 명 돌파' 기념 기자회견에서는 인터넷 서비스의 성공이 천재의 영감으로 순식간에 이뤄지는 게 아니고 정말 실패하고 또 실패하고 더 이상 갈 곳이 없을 때 달성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스타 기업인들의 행동양식도 보통사람들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불확실한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쟁취하는 노력만이 있을 뿐이다.

현실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세계는 무인비행기 '드론(drone)' 열풍에 휩싸여 있다. 자연재해 예측, 농업, 인명구조, 지형도 작성, 물건 배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문에서 새로운 형태로 진화 중이다. 문제는 국민들이 군사용, 자폭용 공격기로 사용될 수 있음을 절감한 최근 상황이다. 이 또한 맘먹기에 따라 유용한 기기일수도 있지만 무서운 흉기가 될 수도 있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국내외 미래 성장 동력으로 거론되는 3D 프린팅 기술은 과거에는 제조업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주조, 금형, 용접산업이었다. 지금은 새로운 3D(Digital, Dynamic, Decent)로 가기 위한 신공법, 신기술로 탈바꿈하고 있다. 2007년 아이폰이 촉발한 모바일 혁명과 비교되기도 하고 더 폭발력 있을 것으로 예견되는 것이 사물인터넷에 의한 변화다. 관심 있는 이슈를 넘어 이미 우리 생활 속에 들어와 있다. 조만간 자동차가 운전자의 건강상태를 체크해주고 위급상황 시 긴급 신호를 보내는 일종의 '헬스케어' 자동차도 등장할 전망이다.

충북은 산업적, 기술적 측면에서 미래 성장 동력의 토대를 공고히 다져왔다. 2001~2010년 동안 지역전략산업의 사업체수, 종사자수, 생산액, 부가가치 연평균 증가율은 전국과 비교해 높았다. 특히 바이오, 반도체, 차세대전지, 전기전자융합부품 등 전략산업은 우리나라 미래 성장 동력의 근간이라는 점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신기술의 테스트베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급변하는 환경을 여하히 극복하는가에 달려있다. 작은 생각이 큰 세상을 열어가는 요즘 머뭇거리지 말고 과감히 시작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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