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박(39)의 눈은 빛났다. 음악 이야기할 때마다 그의 표정은 상기됐다. 전국을 누비며 공연하느라 제때 끼니를 챙겨 먹을 시간도 부족한 그지만 "공연하러 다니면서 많은 팬을 만나 좋다"고 웃었다.

세계적인 음악 명문인 미국의 줄리아드스쿨을 나온 유진박은 여덟 살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이 학교의 예비학교에 입학한 수재다. 열세 살 때 링컨센터 데뷔 등 화려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록&롤과 재즈에 관심이 많던 그는 열다섯 살 처음으로 전자 바이올린을 켜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바네사 메이(36)와 비견되기도 했다.

특히 클래식에 록과 팝 등 다양한 장르를 섞으며 주목받았다. 미국 얼터너티브 록 밴드 '너바나'의 '스멜스 라이크 틴 스피리트(Smells like teen spirit)'는 대단한 파격이었다.

"클래식도 좋아하지만, 록&롤과 재즈도 매우 좋아해요. 공연할 때는 모던 스타일로 들려주고 싶어요. 최대한 여러 스타일로 연주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9월 발매한 앨범 '유진박 힐링 콘서트' 역시 재즈 스탠더드 '인 더 무드', 민요 '한오백년',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등 다양한 장르의 곡들이 실렸다.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서온 유진박은 예전보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통신사 주최로 5월7일 오후 7시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2014 뉴시스 공감콘서트, 네 번째 봄'도 그의 대중적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파블로 데 사라사테의 '치고이너바이젠(Zigeunerweisen)', 비르티오 몬티의 '차르다스', 로시니의 '윌리엄 텔 서곡',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왕벌의 비행',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5번' 등 대중에게 익숙한 클래식을 연주한다.

"클래식하면 어렵다는 인상이 강하잖아요. 이번 콘서트에서 연주하는 곡들은 여러분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곡들이에요. 분위기가 좋을 것 같아요."

다문화 가정, 새터민을 콘서트에 초대한다고 하자 "다른 국적의 분과 결혼한 사촌이 있어 다문화가정이 낯설지 않다"면서 "힘든 일이 있으면 잠시나마 잊고 힘을 내실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1999년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1958~2009)의 내한공연 무대에도 올랐던 유진박은 로커 김종서(49), 펑크 밴드 '크라잉넛' 등과도 협연했다. 앞으로 "서태지와 공연하고 싶다"고 바랐다.

팝계의 황금기인 1960·90년대 음악을 좋아한다는 유진박은 다양한 장르가 쏟아지는 작금의 K팝 역시 그러한 분위기를 잇는 것 같다고 여겼다.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은 모든 스타일의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클래식, 팝, 록 다 좋아하니까 어느 공연의 분위기라도 맞출 수 있죠."

2009년 소속사 문제로 한때 힘든 시기를 겪기도 했던 유진박은 팬들의 주목을 더 받고 싶다고 했다. 오랜 미국 생활로 한국말이 아직 서툴지만, 한 음절 한 음절 정성 들여 말하는 그의 태도에서 진심을 느꼈다. "더 다양한 레퍼토리로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싶어요. 좋은 음악은 사람을 편하게 만들거든요."

한편, '뉴시스 공감 콘서트, 네 번째 봄'에는 소프라노 서활란, 가수 이용과 홍경민, 전자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박, 오케스트라 아시안 클래시컬 플레이어스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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