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루]실현 가능한 지역만의 롤모델 찾는 노력 필요

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후보등록이 5월 15일까지라고 하니 현역 단체장을 비롯한 출마자들의 본 게임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문제는 후보등록이 마감되는 5월 15일이면 선거 20일 전이라는 점이다. 이때 제 아무리 훌륭한 공약을 발표한들 얼마나 많은 유권자들이 그들의 비전을 점검할 수 있을까. 이미 이름이 알려진 현역들은 현역 프리미엄을 적극 활용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후보들은 이름과 얼굴을 알리기 위해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한 후 분야별 공약을 발표하는 모습이다.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도 그렇지만 지방선거에서도 단골 이슈는 역시 복지공약이다. 사회복지 분야는 선심성 공약이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 다닌다. 유권자들은 속고 또 속으면서도 복지에 대한 갈급한 마음으로 표를 던진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기초연금 공약이었다. 모든 노인들에게 매달 2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공약을 이행하려는 노력조차 읽혀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현장과의 괴리도 비현실적인 공약 남발을 부추긴다.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하지만 시민들의 목소리에는 도통 귀를 기울이지 않는 느낌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사회복지계의 움직임은 매우 반갑다.

충청북도종합사회복지센터에서는 안전한 충북을 만들기 위한 과제를 분야별 전문가들과 함께 점검했고, 청주시지역사회복지협의체에서는 통합 청주시의 복지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분야별 100인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시민들의 다양한 참여와 의견 조율 과정을 통해 결과를 도출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움직임을 가장 주목해야 할 사람들은 바로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더 이상의 공허한 공약은 유권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을 것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실현 가능한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복지를 위한 지역발전, 복지를 통한 경제성장 등 우리지역만의 복지모델을 찾아 제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선심성 공약이라는 비판을 달고 다니면서도 여전히 복지정책이 중요하다고 하는 이유는 뭘까? 이학사에서 나온 '왜 복지국가인가'라는 책은 복지가 왜 중요한지를 잘 말해준다.

꽃동네대학교 사회복지학부 이태수 교수는 복지국가로 가는 길이 선택과 의지의 문제라고 말한다. 표면적으로는 정부가 시행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사회 전망이 하나 둘 모여 복지국가가 완성된다는 의미였다. 또한 이상적 복지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깨어 있어야한다고 전제했다.

그는 말한다. 우리 사회를 정글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관리된 정원으로 만들 것인지도 우리가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고 말이다. 한국사회의 현실은 부정할 수 없이 경쟁논리가 우선되고 있다. 반면, 선진 복지국가들은 모든 구성원이 안심할 수 있는 관리된 정원을 만드는 데 힘을 쏟았다.

긴급복지지원제도를 몰라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세 모녀 사건은 한국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빈곤, 불안한 노후생활은 고령화 사회의 우울한 자화상이다. 그런가 하면 한국은 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한국에서도 충북의 현실은 더욱 비참하다. 이쯤 되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구체화된다.

많은 사회복지 관계자들은 어째서 선별적 복지가 아닌 보편적 복지를 주창하는 것일까. 이태수 교수는 보편적 복지가 필요한 첫 번째 이유를 중산층이라고 해서 생활상의 위기로부터 예외일 수 없는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신자유주의의 광풍 앞에서 삶은 언제라도 해고와 도산의 위험에 놓이게 된다고. 보편적 복지제도는 '급여를 소득이나 자산 조사를 거치지 않고 필요한 이에게 지급하는 복지 정책의 기조'를 말한다. 그런 점에서 선별적 복지와 대조된다. 그렇다고 모든 정책을 보편적 복지로 하자는 것도 아니다. 저자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추적인 욕구에 대해서만 보편적 복지로 접근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http://blog.naver.com/kjj6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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