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김재식 저산교회 목사

아이같이 5월을 바라보며 예레미야 1장6절 '내가 이르되 슬프도소이다. 주 여호와여, 보소서. 나는 아이라 말할 줄을 알지 못하나이다 하니'라는 말씀을 읽으니 순수로 젖어드는 평안의 마음이 밀려오고, 5월처럼 청아한 말씀이라는 위로가 마음 속 깊이 파고든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자신은 부족한 아이와 같아서 사명을 감당할 수 없다는 예레미야의 응답이 나에게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더욱 더 의지할 수가 있게 하는 희망을 얻게 한다. 이러한 예레미야의 자세가 갖가지 피로에 쌓여 힘겨운 많은 사람들의 마음과 삶속에 5월 바람에 흩날리는 꽃 향기로도 대신 할 수 없는 향긋한 향기로 전해졌으면 하는 마음이 가득하다.

 꽃보다 아름다운 실록의 풍경과 훈풍이 5월의 향기 안에 머물어 모든 사람들에게 살맛나는 행복과 기억의 흔적들이 가득 채워졌으면 좋곘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은 최고급의 천연소재들로 가득하다. 그 속에서 자연을 맛보고 누리며 사는 삶은 천진난만한 아이같은 삶이다.

 며칠 전 지인들과 한 식당에서 음식을 맛있게 먹고 난 후 사장님께 너무나 맛있다는 칭찬을 건냈더니 "우리 식당은 내 가족이 먹는다는 마음으로 최고급 재료만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사장님의 덕스러운 대답이 마음에 와닿았다.

 그러다가, 몇 년 전 뷔페에서 친구들과 함께 식사하며, 대화하고, 대화하다 공복감이 밀려들면 다시 음식을 가져와 식사하며 대화하기를 반복한 긴 식사가 생각났다. 그 중에 한 친구는 지금 제자훈련의 대가가 되어 캐나다 몬트리올과 토론토에서, 또 한 친구는 미국 뉴저지에서 부흥성회을 인도하고 있다. 두 분 모두 잘 다져진 기본기에 순부함과 진지함, 그리고 열정이 묻어나는 자연스러운 천연의 복음과 말씀에 충실한 사람들이다. 복음을 전파하는 귀한 발걸음을 글과 사진으로 바라보면서 더욱더 붙잡고 싶은 5월로 남게 한다.

 늘 간직하고픈 좋은 기억은 삶의 보약이 된다.

 최근에 잘 말려진 엄나무를 깨끗이 씻어 두 시간이상을 달인 엄나무차를 마시며 불과 몇 십년 전만해도 약탕기에 약재를 넣고 정성껏 다린 후 잘 짜서 마셨던 보약이 가슴 시리게 그리워졌다. 가끔 태우기도 했지만 긴 시간과 정성과 사랑이 담긴 보약이었다. 정감 있는 삶의 깊은 맛들은 이러한 정성과 사랑이 있고, 오래 기억되고 삶을 더 행복하게 만든다. 순수한 마음과 아이 같은 태도가 아니고는 만들어질 수 없는 맛들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랑과 정성이 담긴 옛날 맛과 향취를 그리워한다. 먼 거리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 맛보고 관람하고 누리는 사랑스러운 수고를 기쁜 마음으로 감당한다. 사랑이 넘치는 정성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을 변화 시켜서 감사와 은혜를 누리게 하는 것이다. 순전한 사랑으로 사람과 교류하고 교감하는 사랑 안에 즐거운 반복으로 나타나는 숙련도 필요하다. 굽고, 찌고, 달이는 삶으로 말이다. 오랜 시간 숙성된 맛이 필요하다.

 수고 하는 곳에 보람도 있고, 숙성된 변화의 맛, 인격의 고매한 맛, 숙련된 여유의 맛과 평안의 맛은 쌓여진 경륜에 숭고미도 더해지며 삶을 관조하며 살게 한다. 생활사에서도 뜻 깊은 만남이 평안을 가져 오게 하는 것처럼 겹쳐지고 겹쳐진 사람들의 사연으로 서로를 공감하며 동화하는 마음으로 무르익어갈 때 까지 기다려야 각자의 삶을 사랑 하게 된다.

 단순함으로 시작해 깊음으로 나아가며 아이의 마음으로 어른의 삶을 살자! 그곳에서 미덕을 배우고 성실과 인내의 마음으로 기다림, 배움, 숙련의 반복되는 과정을 쌓아 그윽한 삶을 살자. / 저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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