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칼럼집 펴낸 배득렬 교수

"갈수록 척박해지는 현실에서 고사성어에 담긴 삶의 지혜를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네 글자에 담긴 인생과 철학, 역사 이야기인 고사성어. 충북대 중어중문학과 배득렬(54) 교수가 고사성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책을 내놓았다.

어렵고 따분한 기존의 백과사전식 고사성어책이 아니라 현재의 삶, 현대의 사회, 굵직한 사회이슈와 접목해 고사성어를 알기 쉽게 풀어냈다.

"옛 것을 통해 새 것을 배울 수 있어요. 이 '온고지신'을 통해 수많은 삶의 갈림길 위에서 길을 묻고, 길을 찾아갈 수 있어요."

중국의 고사성어는 2만여 개, 이중 일상에서 자주 쓰이는 고사성어는 600여 개에 달한다.

"중국 유학시절, 중국어 통역을 하면서 중국인들이 고사성어를 많이 쓰는 걸 보고 놀랐어요. 고사성어를 모르면 중국인들의 의도, 생각을 모르겠더라구요. 그들의 언어와 문화에 깊이 자리한 고사성어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도 중국인을 이해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에 고사성어에 관심을 갖게 됐죠."

중국문화를 전공한 배 교수는 고사성어의 매력으로 함축미와 다의성, 역사성을 꼽았다.

"네 글자안에 역사, 철학, 삶의 지혜를 다 담고 있는 '함축'이 고사성어의 매력이에요. 뜻을 함축하고 있다 보니 다의성을 갖구요. 고사성어가 내포하고 있는 역사성은 시대가 지나도 그 시대에 맞게 해석돼요."

중국문화를 전공한 그는 청주가 고향으로 2000년부터 모교인 충북대에서 후배들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중국문화학회 부회장, 충북대 국제교류원장, 학생처장 등을 거쳤다. 저서로는 1천개의 고사성어를 번역한 '고사성어를 알면 중국이 보인다' 1~4권(2011년), '중국문화 이해하기'(2013년)가 있다. '고사성어를 알면 중국이 보인다'는 이번 책의 발판이 됐다.

"이 책은 옛 사람이나 지금 사람들이나 살아가는 것은 똑같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울'과 같은 책입니다."

이 책은 중부매일신문에 2년간 매주 게재해온 '배득렬 교수의 고사성어 이야기'를 재구성해 한권의 책으로 엮었다. 총 8장으로 구성됐다. '힘든 세상살이, 지혜가 필요하다', '떠내려가는 대한민국', '살기 팍팍한 청춘에게 고함' 등 인생, 사회, 나라에 대한 고민이 녹아있다.

"2년간 고사성어칼럼을 쓰면서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었어요. 고사성어가 인생의 가늠자였다고 할까요."

충북도민들과 나누고 싶은 고사성어로 '부형청죄負荊請罪'를 추천했다. 실수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 라는 뜻이다.

"살면서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어요. 중요한 것은 실수를 철저히 뉘우치고 이후에 대책을 세우는 거죠. 세월호 사건도 마찬가지에요. 실수를 의미있는 일로 만들면 실수가 약이 됩니다."

책의 수익금은 제자들 장학금과 소외계층을 돕는 일에 내놓을 계획이다.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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