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희 충북도교육청 방과후학교지원단장 퇴직기념 책 '칡꽃 향기' 출간
지난 6월 30일자로 명예퇴직한 이영희 충북도교육청 방과후학교지원단장이 퇴직기념책 '칡꽃 향기'를 출간했다.
이 책에는 중부매일 등 지역신문사에 기고한 수필과 20여년 꾸준히 써온 글 60편이 실려있다. 칡꽃 향기, 철이 든 여자, 은탄리의 봄, 어느 날의 단상, 길치, 덕담 등 6부로 구성돼 있는 이 책에는 일상생활 속에서 얻은 지혜, 직장생활이 주는 감사, 취미인 등산길에서 만난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소개되고 있다.
작은 건 신중하게 결정하는데 오히려 결혼, 취업 등 큰 일은 쉽게 결정해왔다는 이 전 단장은 이번 명퇴 또한 마음에 드는 생각대로 쉽게 결정해 버려 아쉬워하는 지인들이 많다고 한다. 이번 결정은 공로연수를 앞둔 1년 빠른 퇴직이다.
그동안 몇차례 책을 펴낼 기회가 있지도 했지만, 같은 조직에 근무하는 남편에게 혹여 부담이 되지않을까 미루다 보니 늦어졌다고. 그녀의 남편은 윤기성 전 충북도교육청 기획관으로 현재는 공로연수 중이다. 이들은 부부가 함께 부이사관, 서기관으로 동시 승진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지금은 교육청이란 조직이 많이 유연해졌지만, 제가 초년병 시절엔 보수적이어서 남편이 청주에 근무하면 저는 시외지역에 근무했어요. 아내로서의 내조에도 충실하고자 늘 조심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이젠 공직자의 길을 마쳤으니 좀 더 자유스런 글쓰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 전 단장은 이번 책을 구상하면서 남녀차별을 사양하겠다며 억척을 떨며 했던 야근, 대체인력이 없어 출산 20일만에 했던 출근, 근성있는 공무원이란 소리를 들으며 이루어낸 충북도교육청 여성 서기관 3호, 또 못다한 공부를 하겠다고 대학원까지 주경야독한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고 한다.
그러다가 어느 5월 봄날, 조부모님 성묘길에 만난 칡꽃 향기가 생각나 책 제목을 '칡꽃 향기'로 정했다. 달콤하고 상큼한 향기에 끌려 조용히 들여다 보게 된 칡꽃이 왠지 자신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어릴적 칡꽃차인 갈화차를 알려주던 아버지 생각도 나고, 여러가지로 현재의 자신을 대변해 주는 것 같았다. 또 그 칡꽃을 처음 발견했을 때의 기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며 살아가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됐다고. 어쩌면 한 가지도 버릴 것이 없으면서 향기까지 그윽한 칡꽃을 발견한 것은 우연이 아니고 앞으로 그렇게 살아가라는 필연의 메시지인듯한 생각을 했다는 그녀.
"세상 모든 걸 이겨도 세월은 이기지 못한다더니, 늘 천직으로 생각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근무한 교육청을 이렇게 떠나는 시간이 오네요. 책에 들어갈 글을 고르고, 교정을 보고, 표지디자인을 정하고, 책을 받고, 그동안 고마웠던 분들께 책을 보내다 보니 퇴직하는 허전함을 느끼지 못하고 바쁘게 시간이 흘렀습니다. 생각해 보니 이 또한 감사한 일입니다."
아직 퇴임한 것을 실감하지 못한다는 이 전 단장은 앞으로 자신의 삶에 힐링이 되어준 글쓰는 일을 계속하고, 사찰 공림사를 찾아 108배도 하고 화장실 청소 봉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내 곁에 있는 사람. 그 사람에게 선을 행하라'라는 톨스토이의 말을 좋아한다는 이 전 단장은 단짝 친구들과 가까운 해외로 '퇴직 졸업여행(?)'을 다녀온 후 그 선(善)을 행하는 제2의 인생을 그녀 특유의 환한 웃음과 명랑함으로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 송창희
송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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