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노근호 충북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

민선 6기가 출범했다. 치열했던 지난 6·4 지방선거의 후유증을 마무리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역의 많은 중소 기업인들도 경제 활성화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충북지역본부 조사결과 민선 6기 출범 이후 중소기업 지원정책이 강화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당선된 단체장들의 취임 제일성(第一聲)은 경제 살리기로 모아진다. 지역주민들이 바라는 첫 번째 관심사항도 단연 일자리 창출이다. 이에 부응해서 일자리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천명한 '일자리 시장'이 등장했다. 어느 기초단체는 일자리 천국을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현재 가장 절박한 민생 과제를 꼽으라면 단연코 일자리 창출일 것이다. 정부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용률 70% 달성이라는 쉽지 않은 목표를 내걸고 일자리 만들기에 진력하고 있다. 그렇지만 일부에서는 비정규직과 청년실업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노동시장은 '좋은 일자리'와 '나쁜 일자리'로 점차 양극화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늘어나는 양에 비해 질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제는 일자리를 만드는 열정뿐만 아니라 그 열의가 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삶과 연결되면서 궁극적으로 행복지수를 제고하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 그만큼 일자리 창출은 녹록치 않은 과제임에 틀림없다. 국제노동기구(ILO)가 제시하는 좋은 일자리 기준은 고용 안정성, 높은 임금, 자아실현 가능성 등이다.

국내 한 경제연구기관에서 발표한 최근 자료는 2000년대 국내 일자리 현황에 대해 '고용 없는 제조업, 좋은 일자리 없는 서비스업'으로 정리한다. 이는 제조업의 고용유발계수가 감소세에 있으며 서비스업은 음식 및 숙박업, 도소매업 등 생계형 일자리에서 주로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고용의 질을 고려했을 때 제조업에서 좋은 일자리 비중이 상승하고 서비스업은 소폭 개선되는 데 그쳤다.

제조업 가운데에서 주력산업인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선박, 전기기계, 영상, 통신 분야가 좋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서비스업은 분야별로 양극화가 뚜렷한 데 사업관련 전문서비스, 교육, 공공행정, 금융, 보험 등에서 좋은 일자리 비중이 높고 음식점 및 숙박, 사회복지사업, 기타사업서비스, 도소매 등은 낮았다.

이러한 분석결과를 토대로 한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우선 제조업 기반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충북은 바이오의약, 반도체, 태양광, 전기전자부품, 동력기반 기계부품, 화장품·뷰티, 의료기기, 이차전지 등의 산업육성 정책을 지속·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 내의 서비스 영역과 생산자서비스업을 연계하는 패키지형 산업정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성장거점지역을 일자리 확대의 허브로 삼아야 한다. 일례로 광명시는 지난 9년간 미뤄져 왔던 KTX 광명역세권 개발을 통해 글로벌 기업과 유망기업을 유치하면서 획기적인 변화와 일자리 창출의 조화를 꾀하고 있다. 충북에는 경제자유구역, 음성·진천의 혁신도시 등이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청년일자리 창출과 관련, 노후산단 재생을 통한 복합 지식산업단지 조성과 무분별한 개별입지의 준산업단지화도 적극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민선 6기 충북도정 목표에는 일자리 창출 40만개와 고용률 72% 달성이 포함되어 있다. 이를 위해 투자유치 30조원, 수출 200억 달러를 달성하고 도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얼마 전 청주 인근 6개 시·군이 공동 제출하여 지역행복생활권 선도 사업으로 선정된 '청주권 일자리중심 허브센터 운영사업'은 새로운 동력을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좋은 일자리 창출에 대한 과감한 접근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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