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김재식 저산교회 목사

아내와 함께 고속도로를 지나는 사이사이마다 결실을 향해 푸르름을 펼치고 있는 수목과 꽃길이 묵은 피로를 풀어주며 감사를 넘치게 한다.

대천수양관에 도착한 후 지인이 건내는 복분자 쥬스와 파이에서 예상치 못한 즐거움과 며칠 전 땀흘려 딴 복분자 열매를 기억하게 하며 회상의 행복을 전해준다. 7월의 짙은 녹음을 더해가는 휴양림에는 자연 속에서 쉼과 만나 회복을 누리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푸르름이 좋다. 공기도 좋다. 사람들이 정겹다. 사람 사는 것이 이만만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요사이 교회 안 한 그루 호두나무에는 작년보다 두어개 더 많은 열매가 달려 내 마음을 흐뭇하게 했다. 열매를 살펴보는 기대감에 더위는 잊혀지고 상쾌감은 덤으로 주니 나에겐 참 사랑스런 나무다. 호두나무는 심어놓은지 5~6년이 지나야 열매를 맺는다. 그렇기에 긴 시간 차분한 마음으로 열매를 기다려야 한다. 인생의 열매도 하루를 한결같이 열심히 일하며 살아야 맺히는 것과 같은 이치리라.

얼마전 대천수양관에서 누린 배려가 있는 소박한 즐거움이 한국 기독교선교를 돌아보게 했다. 복음을 들고 한국에 찾아와 헌신한 선교사들의 구령의 열정을 만날 수 있는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에 대한 기억은 그들의 깊은 믿음과 하나님 은혜의 중심으로 나를 이끌었다. 외국 선교사들을 위해 지어진 수양관 주변의 아름드리 소나무와 수풀들이 우거진 시원한 풍경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 곳의 오솔길은 조용히 쉬고 묵상하며 기도하는 재충전이 충만한 공간이었다.

소나무의 향기가 평온함을 전해 주었고, 선이 그어져 있지는 않았지만 나무가 자연스럽게 경계를 이루고 있는 주차공간도 참 아름다웠다.

수양관 사잇길로 조금만 걸어 나가면 해수욕장이 나오는 데, 수풀이 우거진 수양관 주변과 해변의 조화가 참 아름다웠다. 수양관 이용안내에 관한 사항들이 기록되어 있었는데, "대천수양관은 그 회원과 초청객의 피정과 휴양을 위하여 조직되었습니다. 이 목적에 따라 회원과 초청객들은 아래의 규정을 준수하여야 합니다." 아홉 가지의 사항중 눈에 띄는 사항이 있었다. "매일 오후 1시에서 3시, 오후 10시에서 다음날 오전 6시까지는 정숙시간이므로, 이 때는 운동이나 기타 소란한 행위는 일절 금합니다." 타인의 쉼에 방해가 되지 않게 하는 규정이 평안을 더해 주었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며 사는 삶은 자신과 타인에게 쉼도 제공해 주고 위로가 함께 따라오게 된다. 하나님으로부터 계시를 받은 에스겔서의 기록연대는 B.C. 593년부터 B.C. 571년까지 인데 선지자 활동을 한 이 기간 동안 에스겔서를 기록했다고 볼 수 있다.

기나긴 시간동안 하나님의 사랑 가운데 살면서 하나님께서 준수하라 하신 사명을 감당했던 에스겔처럼 쉼과 회복을 채우며 걸어가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많은 비전들이 늘 곁에 있게 된다.

인생길에서 자신을 소중히 여기며 내가 지음받은 목적대로 살아가고, 생업에 종사하며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며, 가족과 자신을 위해 열심히 일하며 헌신하는 삶의 길에서 사랑을 누리며 기대했던 즐거움, 기대하지 않은 일상의 행복과 서로를 위한 배려들이 사람들에게 가득 차 있기를 기대한다. / 저산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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