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미정 사회부

"병원에 영어로 된 표지판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그동안 내국인환자에만 초점을 뒀으니까."

"물과 기름 같아서 주위상황과 분위기에 쉽게 휩쓸리는 것 같아요."

"아직 시작단계이니 따뜻한 관심과 격려가 중요해요. 의료관광의 부정적 측면이나 충북의 안좋은 이미지가 부각되면 외국에서도 어떻게 그걸 알고 바로 발길을 돌려요."

충북도내 의료관광 관계자들의 속내다.

의료관광에 대해 핑크빛 전망보다는 아직 우려가 많은 게 사실이다.

의료와 관광, 쇼핑이 결합된 개념의 의료관광은 단순히 병원에서 외국인환자를 받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관심과 의욕만으로 성공할 수 없는 분야로, 선진 의료기술과 전문인력, 해외홍보, 차별화된 관광자원, 쇼핑여건 등이 모두 갖춰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도내 의료기관 1천584곳 중 외국인 의료관광 등록 의료기관은 34곳. 2%에 불과하다.

하지만 충북의 의료관광 유치 실적이 2011년 386명, 2012년 491명, 2013년 813명, 2014년 4월말 현재 603명 등 상승세를 타고 있고 지난해 전국꼴찌 탈출 등은 긍정적 전망을 하게 한다.

충북은 후발주자인만큼 보다 체계적 준비로 속도를 내야 한다.

충북은 의료관광이 도입된 2009년보다 2년 늦은 2011년 손을 대기 시작해 지난해 7월 '충북도 의료관광팀'을 신설했고, 올해 3월 도내 11개 의료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본격 의료관광에 뛰어들고 있다.

의료관광전담팀 신설은 전국 16개 지자체중 12번째였다. 출발이 늦은만큼 해외설명회, 초청팸투어 등 기반구축과 홍보에 힘을 쏟고 있다. 거의 매일 의료기관들과 소통하면서 현황을 체크하고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는 점도 고무적이다.

의료관광은 당장 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先투자 後이익'의 장기적 관점이 중요하다. 의료기관들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외국인환자대응행정력, 전문통역인력부터 갖춰야 한다. 도내에서 의료관광전담팀을 둔 의료기관은 충북대병원 국제진료센터가 유일한 실정이다.

의료관광이 내국인 진료비보다 3배 가량 비싸 고수익을 올릴 수 있고(외국인환자 1인당 평균 진료비 186만원), 환자만이 아닌 가족단위로 한국을 찾으면서 동반수익이 뒤따르는 점에서 핑크빛 전망을 내놓지만, 사후관리, 의료사고시 보상 등 대비도 필요하다.

의료관광이 충북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지 '빛좋은 개살구'가 될지는 얼마나 철저히 준비하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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