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밤 9시쯤 음성군청 사무실 곳곳에서 형광등 불빛이 환하게 흘러 나왔다.
 이날 군청에서 불과 2백여m 정도 떨어진 곳에선 3일동안 성황리에 치러진 전국 품바축제의 마지막 날을 아쉬워 하는 듯 행사장 주변의 포장마차와 음식점엔 많은 사람들이 술잔을 기울리며 봄 밤을 만끽하고 있었다.
 이같이 오랜만에 활기를 찾은 음성읍 주민들과는 대조적으로 군청사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은 평소와 같이 자치행정과를 비롯 여러 실ㆍ과 직원들이 야근을 하면서 켜놓은 것이다.
 품바축제 폐막식 참석을 마치고 관사로 돌아가던 김종록 부군수가 환하게 불빛이 흘러나오는 군청사로 발길을 돌렸다.
 먼저 1층에 자리잡은 재무과 사무실에 들어선 김부군수는 야근을 하다 갑작스런 부군수의 방문에 약간 당혹스러워 하며 인사를 하는 직원들에게 「밤늦도록 고생들 한다」 「밥은 먹었느냐」며 위로의 말을 건넨 뒤 호주머니에서 약간의 돈을 꺼내 야식이라도 시켜 먹고 일을 하라며 격려했다.
 이어 2층 자치행정과 사무실에 들어선 김부군수는 『여러직원들은 이렇게 밤늦게까지 고생을 하는데 나만 편하게 저녁을 먹고 온 것 같아 미안하다』고 말을 건넨뒤 『당신들 같은 성실한 공무원들이 있기 때문에 음성군청의 미래가 밝다. 급한 일이 아니면 내일하고 오늘은 밤도 늦었으니 그만 들어가라』고 위로했다.
 3층 농림과에 올라온 김부군수는 『야식이라도 시켜먹고 일하라』며 몇만원을 돈을 직원들에게 주었다.한 직원이 『야식을 먹었습니다. 괜찮습니다』고 사양하자 김부군수는 빙그레 웃으며 『그러면 퇴근할 때 치킨집에서 치킨 한마리 사가서 자녀들과 함께 먹으라』며 쑥스러워 하는 직원의 어께를 두드린 뒤 사무실을 나왔다.
 묵묵히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하위직 공무원과 이를 격려하고 위로하는 간부공무원이 많을 수록 음성군청은 물론 더 나아가 음성군의 앞날은 군청사에서 흘러나오는 환한 불빛 만큼이나 밝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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