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톡톡톡]7·30 충주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정선거지원단 24시

7·30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불과 9일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각 후보자는 물론, 선거캠프 관계자들도 막판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찜통더위 속에서도 강행군을 펼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들보다 더 숨 가쁘고 긴밀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다. 선거부정을 사전에 예방하고 불·탈법선거를 감시, 단속하기 위해 구성된 '공정선거지원단'이다. 충주 7·30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위해 조직된 충주 공정선거지원단은 도내 각 시·군 선관위에서 파견 나온 선관위 공무원 15명과 민간인 중에서 선발된 단원 20명으로 구성돼 지난 달 27일부터 운영되고 있다.

◆ 15인의 파견공무원들은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 박상규 지도담당관을 책임자로 제천과 단양, 음성, 진천, 영동 등 도내 각 시·군 선관위에서 파견 나온 15명의 공무원들은 선거가 끝나는 오는 31일까지 1개월 간 충주에서 생활하고 있다. 15명 중 2명을 제외한 13명은 타 시·군에 거주하고 있어 주로 객지인 충주에서 여관방 신세를 지고 있다. 밀린 빨래를 해결하기 위해 1주일에 한 번 정도 집에 가는 것이 고작이다. 이들은 공무원들의 퇴근 시간인 오후 6시 정시 퇴근은 엄두도 못낸다. 매일 밤 10∼11시까지 근무하고 있으며 그나마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퇴근시간은 없다.

투표일이 임박하면 아예 사무실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꼬박 새워야 할 것을 각오하고 있다. 특히 도내에서 유일하게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충주의 경우는 6·4지방선거 때문에 지난 해 11월부터 운영된 공정선거지원단이 1개월도 쉬지 못한 채 다시 운영에 들어갔다.

이들은 중앙선관위의 방침에 따라 적발과 단속보다는 계도와 예방 위주의 선거행정을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당초 '선거부정감시단'에서 지난 해부터 '공정선거지원단'으로 명칭을 바꿔 운영하고 있다. 선관위 공무원들은 1, 2, 3팀과 본부팀, 총 4팀으로 나눠 후보자 별로 전담해 활동하고 있다. 매일 후보자 캠프를 방문해 선거법 위반 우려가 있는 사항에 대해 사전 안내와 계도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궁금한 사항에 대해서는 성실하게 답변해 준다.

◆ 20인의 민간 단원들은

이들과는 별도로 20명으로 구성된 민간 단원들은 선거운동 현장에 직접 투입돼 감시와 계도활동을 함께 벌이고 있다.

단원들은 선거 중립과 공정성을 위해, 정당에 가입이 안된 일반인들로 구성돼 있으며 공무원이나 미성년자, 이·통장 등도 제외된다. 이들은 신청을 통해 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을 통해 선발했으며, 교육교재 등을 통해 철저한 사전 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된다. 2.5∼3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공정선거지원단 단원들에게는 일당 6만1천680원 씩이 지원된다.

비교적 시간이 자유로운 전업주부들이 많고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도 일부 포함돼 있다. 모두 충주에 거주하고 있으며 특히 모임 등 활동이 활발한 사람들이 정보수집 면에서 유리하다.

이들은 24시간 감시체제 확립을 위해 1일 8시간씩 3교대로 근무한다. 주간반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야간반은 오후 3시부터 자정까지, 새벽반은 새벽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근무에 나서고 있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그야말로 물 샐 틈 없는 감시에 들어가는 것이다. 단원들은 매일 아침 출근해 회의를 한 뒤 관할구역을 나눠 2인 1조씩 공정선거 지원활동에 나선다. 그날 그날 후보자들의 일정을 파악해 후보자들이 참석하는 행사장이나 선거운동 현장을 따라가 탈·불법 선거활동을 감시하고 증거를 확보해 선관위 공무원들에게 보고한다. 특히 새벽반은 새벽운동을 하는 등산로나 산책로 등에서 명함을 불법으로 배포하는 행위나 관광버스로 여행을 떠나는 유권자들에 대한 불법 선거운동 행위 등을 감시하고 있다.

단원들은 불·탈법선거운동의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카메라와 캠코더, 녹음기 등을 필수품으로 소지하고 있다. 상황발생 시에는 즉시 선관위 공무원들에게 보고해 선관위 직원들이 직접 현장으로 출동, 상황을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이들은 매일 아침 회의를 통해 공정선거지원단에 파견된 선관위 공무원들로부터 행동요령을 교육받고 퇴근 시 다시 사무실에 들어와 그날의 상황을 보고한다.

공정선거지원단의 감시활동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각 후보자 별 선거운동에 대한 정보수집이다. 이를 위해 기관으로부터 후보자들의 방문이 예상되는 행사 일정을 받고 친척이나 지인들을 총 동원해 선거운동에 대한 정보를 귀동냥한다.

◆ 선거일까지 활동 계속

충주 7·30국회의원 보선은 아직까지 조용하고 차분하게 진행되는 편이지만 이들은 한 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한다.

불법 행위는 주로 단속을 피해 은밀하게 이뤄져 언제 어디서 비상상황이 발생할 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들과 후보자 선거캠프 사이에서는 쫓고 쫓기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때로는 영화 007을 방불케 하는 긴밀한 작전이 펼쳐지기도 한다. 이들이 눈에 불을 켜고 있는 한 불법 선거운동 행위는 발 붙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상규 지도담당관은 "이제는 선거문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의식이 많이 높아져 예전과 같은 불·탈법 선거운동은 크게 줄었다"며 "하지만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를 완벽하게 정착시키기 위해 조금이라도 불법행위가 우려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철저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정구철 / 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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