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시리즈를 기획할 때 먼저 '꽃보다 할배'를 하려고 했어요. 그때는 이 프로젝트가 어떻게 될지 예상하지 못했죠. 그러다가 '꽃보다 누나'를 하게 된 거고요. '할배'와 '누나'를 하고 나니까 드는 생각이 '청춘'이라는 소재를 쓰지 않으면 배낭여행 시리즈는 마무리될 수 없을 것이란 거죠."

케이블채널 예능프로그램 사상 처음으로 시청률 10%를 넘기며 예능의 역사를 새로 쓴 tvN 배낭여행 프로젝트 '꽃보다' 시리즈가 '꽃보다 청춘'으로 돌아온다.

이순재·신구·백일섭 등이 출연한 '꽃보다 할배', 김희애·윤여정·이미연·김자옥 등이 여행을 떠난 '꽃보다 누나'에 이은 세 번째 배낭여행이다.

'꽃보다 할배'가 여행과는 거리가 먼 노배우들의 여행, '꽃보다 누나'가 쉽게 일상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여배우들의 여행을 통해 신선함을 안겼다면, 이번에는 '여행'하면 떠오르는 단어인 '청춘'을 직접 끌어들여 '꽃보다' 시리즈를 마무리한다.

6~7명 한 팀이 한꺼번에 같은 장소로 여행을 떠난 전작들과 달리 이번 '꽃보다 청춘'은 출연자들을 두 팀으로 나눠 각각 다른 곳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다.

40대 청춘팀은 남미의 페루로 향했고, 20대 청춘팀은 동남아시아 라오스로 갔다. 뮤지션 유희열(43)·윤상(46)·이적(40)이 40대 페루팀, 배우 유연석(30)·손호준(30)·그룹 'B1A4'의 멤버 바로(22)가 20대 라오스 팀이다.

"일부러 이렇게 나눴습니다. '청춘이라는 게 과연 뭘까' 고민하다가 저희가 내린 결론은 신구 선생님의 말씀처럼 청춘은 마음가짐에 달려있다는 것이었어요. 40대 팀을 넣은 이유는 그래서에요. 20대 팀은 말 그대로 청춘을 지나고 있는 이들의 여행을 보여주는 것이고, 40대 팀은 신체적 나이는 청춘이라고 할 수 없지만 마음 속에서 순수함과 열정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을 다 보고나면 청춘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꽃보다 할배'는 노배우들이 배낭여행을 간다는 기획 자체가 새로웠다. '꽃보다 누나'는 예능프로그램에는 출연하지 않는 여배우들의 일상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 특별했다. 하지만 '꽃보다 청춘'은 그렇지 않다. 이들은 이미 예능프로그램에 얼굴 비췄던 연예인이고, '청춘'이라는 소재 자체도 신선하지 않다.

나 PD는 "꼭 반전이 있어야 하고 새로운 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나도 저 나이에는 저랬는데'라면서 공감한다든지, '나도 저렇게 떠나봐야지'하고 생각하게 한다면 된다"는 것이다. 이어 "또 반전이 전혀 없는 게 아니다. 출연자들이 이제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꽃보다 청춘'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연예계에는 20대와 40대를 대표할 연예인이 많다. 가장 많은 연예인이 이 연령대에 몰려있다. 왜 하필 이들이었을까.

"진짜 친한 친구들을 데리고 가고 싶었어요. 그때 딱 생각이 났던 게 유희열·윤상·이적이었어요. 세 사람을 따로 만나 확인 작업도 했습니다. 누구랑 제일 친하냐고요. 그러니까 세 사람의 이름이 공통적으로 나오더라고요. 20대 팀도 마찬가지죠. 실제로 친한 친구들을 데리고 가겠다, 고민이 있었는데 '응답하라 1994'를 연출한 신원호 PD가 출연 배우들과 메신저로 즐겁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본 거에요. 그게 '응답하라' 팀이었고, 세 사람을 선발한 거죠."

할배, 누나, 청춘과 함께 세계를 여행한 나영석 PD다. 모두가 좋은 추억이겠지만 가장 즐거웠던 여행이 있을 터.

"정말 다 좋았어요. 그래도 한 팀을 꼽으라면 40대 페루 팀을 선택하겠습니다. 저랑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형들이거든요. 정말 즐거웠습니다. 다른 여행이 즐겁지 않았다는 건 절대 아니고요. (웃음) 아무래도 남자인 데다가 제가 좀 어리긴 해도 나이가 비슷하니까 정말 편하더라고요. 촬영하고 있다는 걸 까먹을 정도로요."

나 PD는 '꽃보다' 연작은 이것으로 끝이지만 언제든지 돌려막기 혹은 특집 방송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여행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 말고도 다른 기획을 고민 중이라고 귀띔했다.

"('꽃보다 청춘'을 함께 연출한) 신효정 PD와 이것저것 고민 중입니다. 올해 가을 쯤에는 새로운 기획을 세워볼 생각입니다."

'꽃보다 청춘'은 8월1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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