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달, 책에게 묻는 책읽기 방법]

독서의 달 9월이다. 우리는 '책을 읽고 싶다',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마음을 늘 가지고 있지만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 '책과의 밀당'을 계속하고 있다. 책읽기를 인생의 밀린 숙제가 아니라 그냥 가만히 있어도 되는 친구로 만들 수는 없을까? 속도전에 편입되지 않으면 뭔가 뒤떨어지는 듯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는 디지털 시대에 우리 어떤 책읽기를 해야 하는지, 책에게 그 방법을 물어봤다. 그에 대한 책의 대답을 전한다.

# 직장인들이여! 다시 책읽기를 배우자

▶서른살 직장인 책읽기를 배우다(구본준·김미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익숙해진 일을 즐길 줄 알게 됐지만, 한편으로는 달라지는 것 없이 하던 일을 계속해야만 할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 직장생활. 그럴 때 인생의 변곡점으로 '책읽기'를 선택하라. 책읽기는 누구에게나 손쉬운 자기계발 방법인데다 시간이나 비용면에서 가장 저렴하면서도 가장 확실한 효과를 낸다. 이를 위해 다시 책을 읽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로 되돌아가라. 직장인으로서 나는 어떻게 책과 만나야 하고 책을 통해 무엇을 얻고 익혀야 하는 것인지, 어떤 분야의 책을 읽는 게 좋을지 생각해 보라.

이렇게 책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우선 ▶신간보다 구간을 눈여겨 봐라. 구간은 많은 독자들을 통해 이미 검증이 된 책이기 때문에, 특히 지식을 얻는 목적으로 고른다면 훨씬 더 안전하다. 인터넷 서평들로 1차 검색을 해보고 서점에서 직접 확인하면 실패는 거의 없다. ▶그 다음은 읽기 전에 상상해 보라. 책을 골랐으면 이제 그 책을 자기 것으로 만들 차례다. 책을 앞에 놔두고 제목은 무슨 의미일까, 표지 디자인은 어떤가, 앞뒤 표지를 살펴보면서 카피는 어떤지, 소개 문구는 어떤지… 그런 식으로 먼저 책에 대한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보고 머리말을 읽는다. 그런 다음 맺음말로 간다. ▶이어 초벌읽기를 해보라. 먼저 처음부터 끝까지 휙 읽어본다. 그 다음 두번째 읽을 때부터 밑줄도 긋고 메모도 한다. ▶마무리 작업은 나만의 인덱스 쓰기. 책을 다 읽고 나면 마지막으로 진정한 자기 것으로 바꿔놓는 마무리가 필요하다. 자기만의 해석으로 책을 재구성해 보는 방법이 좋다. 책 표지를 넘기면 나오는 면지에 자기방식의 인덱스를 써보라. 이것은 아주 고전적인 방법인데, 자기계발 전문가들이 많이 권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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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으로 주요 문장을 찍어 저장하라

▶생산적 책읽기:읽고 정리하고 실천하기(안상헌 지음 / 북포스)= 한번 읽었던 내용을 오래 기억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그것은 자주 보고 자주 외우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하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이 책을 자주 보고 그 문장을 자주 외우는 것은 환경적 여건상 매우 어렵다. 그렇지만 휴대폰을 활용하면 이 문제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항상 손에 가지고 다니는 휴대폰에 좋은 구절을 찍고, 별도의 폴더를 만들어 저장해 두면 더욱 편리하게 꺼내볼 수 있다.

이와 함께 포스트잇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좋다. 책을 읽다가 중요한 문장, 활용 가능성이 높은 문장, 창의성이 뛰어난 문장, 핵심정리가 되어있는 부분에 포스트잇을 색깔별로 구분해 붙이는 것이 편리하다. 한가지 색만 사용하면 내용의 구분이 안되기 때문에 편리성이 떨어지며, 너무 많은 색을 써도 복잡하므로 3가지 정도로 구분해 붙이는 것이 좋다.

또 책의 내용을 A4 한장으로 정리해 보라. 낱장으로 정리하다 보면 잃어버리기 십상이므로 대학노트를 사서 정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때 한장을 넘기지 않도록 정리하는 것이 다음에 찾아서 보기가 좋다. 제목과 저자, 배경을 기록한 후에는 키워드를 적어본다.

자기계발서는 원리와 방법을, 문학서적은 인물이 살아가는 방식과 삶의 흐름, 변화의 계기가 되는 사건을, 철학책은 개념을, 또 역사 책은 시대적 특징을 배경으로 그 시대를 살았던 인물과 중요한 사건을 중심으로 요약정리한다.

# 마음을 울리는 '나만의 서재'를 만들자

▶마음의 서재:나만의 도서관을 향한 인문학 프로젝트(정여울 지음 / 천년의 상상)= 우리는 '앞으로 읽어야 할 수많은 책들의 목록'만을 생각하기 때문에 '이미 읽은 책'들이 놓일 마음의 자리가 없다. 우리 모두 잠시 새로운 책에 대한 조바심을 내려놓고 내가 읽은 책들로만 만들어진 작고 아름다운 마음의 도서관을 만들어보자.

작고 아늑한 내 마음의 서재를 만들어 10년후 나를 향한 편지라든지, 내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들의 목록이라든지, 어떤 어려움이 닥쳐와도 꼭 지켜야만 할 나만의 소중한 가치를 테마로 글을 써보자. 그렇게 내 마음의 서재에서 고요히 있다보면 내 문제가 무엇인지,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가 선명하고 반갑게 떠오를 것이다.

좋은 책을 읽는 것은 지난 몇 세기에 걸쳐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과 같다(르네 데카르트), 좋은 책은 인류에게 불멸의 정신이다(존 밀턴), 기대를 하고 책장을 열고 수확을 얻고 책장을 덮는 책, 이런 책이 진실로 양서다(올컷), 가장 싼 값으로 가장 오랫동안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것, 바로 책이다(몽테뉴),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신용호), 단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안중근), 독서란 자기의 머리가 남의 머리로 생각하는 일이다(쇼펜하우어).

수많은 위인들이 외치고 있다. "제발 책 좀 읽으라"고. "책을 통해 더 행복한 인생을 살라"고. 가을의 문턱, 이제 각자에게 맞는 생산적 책읽기를 찾아 질리게 끌어온 '책과의 밀당'을 끝내고 책속으로 일단 한번 빠져보자. / 송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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