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충주호 유람선 화재사고, 2014년, 그 현장 다시가보니…

 

1994년 10월 24일 오후 4시 15분 충주호를 운항 중이던 유람선에서 화재사고가 발생, 29명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당시 충주호 유람선 화재사고는 검·경의 수사결과, 정원초과와 무리한 운항 등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아 일어난 대형인재로 결론지었다. / 중부매일 DB

 

 

요즘 '밤새 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사말이 정말 실감난다. 잊혀질만하면 반복해서 대형 안전사고가 터지자 정부 불신은 물론 국민 불안감이 크게 확산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안전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이름까지 바꾸는 호들갑을 떨었으나 지난 4월 16일 오전 어처구니없는 유람선 침몰로 단원고 학생과 일반인 등 304명을 차가운 바닷속으로 수장한 지 6개월 만인 17일 경기도 판교에서 열린 축제 공연장에서 또 다시 주최측의 안전 불감증으로 수십명이 죽고 다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41분 경기고 성남 판교신도시 유스페이스 야외공연장에서 판교 테크노벨리축제 공연을 관람하던 27명이 밟고 있던 야외 환풍구 덮개가 무너지면서 지하 18.7m 아래 지하 주차장 바닥으로 떨어져 16명이 죽고 11명이 부상을 당했다.

경찰이 19일 오전 27명의 사상자를 낸 성남 환풍구 추락사고와 관련해 축제 주관사인 이데일리 등 10여 곳을 전격 압수수색한 결과 당시 사고 현장에는 행사 진행요원 38명만 배치했을 뿐 전문 안전요원은 단 한 명도 없엇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 세월호 여객선 참사 이 후 안전 불감증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졌지만 20년 전인 1994년 10월 24일 유람선 참사가 일어났던 충주호에서 운행하는 일부 유람선들이 여전히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단양군 장회나루 선착장에서 운행 중인 관광선의 '만재흘수선'이 물속에 잠겨있다. / 신동빈

 

 


관련 서류에는 주최측인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인원 4명이 안전요원으로 등록됐지만 당사자들은 자신이 안전요원으로 배치됐다는 사실 조차 알지 못한 것으로 밝혀져 이번 판교 사고도 전형적인 안전불감증 사고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세월호 사고가 터지자 '안전 대한민국'을 제1구호로 외쳤으나 또 다시 어처구니 없는 대형 사고가 터져 결국 헛 구호에 그쳤다는 국민들의 따가운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대한민국은 1994년 10월 21일 성수대교 붕괴로 32명이 사망한 데 이어 이듬해 1995년 6월 29일 삼풍백화점 붕괴로 502명이 사망하면서 '안전'이란 단어가 사회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세월호 사고도 '가만히 있으라'라는 무책임한 승무원의 지시를 충실하게 따랐던 단원고 학생들과 일반인 등 304명이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했다. 특히 충북에서는 지난 1994년 10월 24일 발생한 충주호 유람선 사고가 전형적인 안전 불감증 사고로 기록되고 있다.

 20여년 전인 이날 오후 4시 15분 단양에서 발생한 충주호 유람선 사고는 승무원의 안전 불감증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단순 사고를 30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는 대형 사고로 키웠다.

  유람선 승무원들은 엔진 과열로 기관실쪽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승객들을 비좁은 선실로 몰아 넣었다. 하지만 선실 내부는 연기로 가득찼고 바깥으로 나가는 문은 열리지 않았으며, 구명 조끼도 지급되지 않았다.

  다행이 남자 승객들이 선실 유리를 깨고 선실내 승객들을 밖으로 내보내고 인근 유람선과 어선이 물에 뛰어든 승객들을 구조해 희생자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충주호 유람선 화재 사고는 29구의 시신이 인양되고 1명은 실종 처리됐으며, 생존한 102명 중 32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본보 특별취재팀이 충주호 유람선 화재 참사 20주년을 맞아 19일 오후 충주호유람선의 운행 실태를 현지 조사한 결과 정원 초과는 물론 운항 규정 위반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르포 기사 3면 계속)

  한편 앞서 1993년 1월에는 청주 우암산 상가가 붕괴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었다.이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무려 28명, 부상자는 48명에 달했다. /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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