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서 방만 경영 드러나...1.8명당 법인카드 1개 … 1인당 2천178만원 꼴 긁어

FTA(자유무역협정) 등 농업개방화로 농업 농촌의 여건이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데도 우리나라 농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농협은 사업구조 개편 이후에도 허리띠를 졸라매기는 커녕 자기배만 불리며 여전히 방만 경영을 일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충남 홍성·예산)이 농협을 통해 제출받은 각종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농협(중앙회, 은행, 생명, 손해보험사)은 임직원(1만8천975명 정규직) 수 대비 법인카드를 1.8명당 1개꼴로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즉, 농협이 소유하고 있는 법인카드는 총 1만323개로 1개 카드당 4천만원을 사용해 임직원 1명당 기준으로 2천178만원의 법인카드를 사용한 셈이다.

농협생명은 직원이 552명에 불과한데도 662개의 법인카드를 사용하고 있었고, 카드사용액 또한 2012년 대비 84억원 증가한데 이어 농협은행 사용액 역시 전년대비 546억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은행은 전체직원(정규직) 가운데 연봉 1억원 이상 직원이 8.9%이고 4급 차장만 돼도 1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고 있으며, 명예퇴직금도 지난해 기준으로 중앙회·은행 평균 1인당 1억6천200만원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농협은행은 지난해 기준으로 임직원 자녀 5천453명에게 224억원의 학자금을 지원해 주는가 하면, 2004년부터 주 5일제 시행으로 월·연차 개념이 없어 졌음에도 불구하고 월차 폐지 및 연차가 축소됐다는 핑계로 5급 직원까지만 연간 490억원, 1인당 460만원의 수당을 지급했다.

특히 농협 임직원들의 개인적인 횡령, 비리로 인해 784억원의 변상판정이 내려진 반면 아직까지도 회수되지 않은 금액은 절반이 넘는 407억원에 달했다. 농협·축협 부실채권(상호금융여신기준)금액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3조8천920억원에서 올해 7월말 기준으로 4조3천980억원으로 5천60억원이나 증가했다.

이와 관련, 홍 의원은 "정부가 농협을 농민을 위한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2012년 사업구조개편 차원에서 1조원에 달하는 각종 세금을 면제해줬다"면서 "또 4조원 정도의 이자를 대신 내주고 있는 상황인데도 농협은 허리띠를 졸라매기는커녕 자기배만 불리기 위해 급급해 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 김성호·최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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