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 「땅 끝에 서면 바다가 보인다」, 「해가 지면 달이 뜨고」등 수작들로 잘 알려진 김태수의 톡톡 쏘는 대사로 한층 더 깊이 있는 해학이 담긴 「꽃마차는 달려간다」가 한창 무대의 꽃을 피우고 있다.
 오는 25일까지 오후 7시 문화공관 너름새에서 2002년도 청주연극협회 우수 연극 연합공연 작품에 선정돼 막을 올린 이번 작품은 청주 연극인의 하나됨을 볼 수 있는 무대로 구성된다.
 「꽃마차는 달려간다」는 관(棺)을 짜는 직업을 가진 「순보」라는 노인이 30년 전에 죽은 아내의 제사를 지내서면서부터 시작된다.
 무대가 관을 짜는 작업장인데다 퉁명스럽고 고집스러운 주인공의 성격 때문에 자칫 어둡고 무거워지기 쉬운 주제를 작가는 주변 인물들의 독특한 성격과 인간을 바라보는 특유의 따뜻하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재미있고 감동적인 작품으로 이끌어내고 있다.
 관 짜는 가업을 이어야 하는 자신이 너무도 싫었던 순보.
 그는 한 때의 방황으로 인생의 커다란 회오를 남기게 된다.
 임신중인 아내도 돌보지 않은 채 술에 절어 살던 순보는 아내가 딸 하나를 남기고 죽자 어쩔 수 없이 가업을 물려받고 어린 딸을 키우며 후회와 통한의 세월을 보낸다.
 그렇게 30년이란 어두운 세월을 보내고….
 다 허물어져 가는 순보의 집에 관 짜는 일을 배우겠다며 한 청년이 찾아온다.
 10년 전쯤 노름빚에 가산을 탕진하고 마을을 등진 아버지의 뒤를 따라갔던 달구가 직업군인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을 찾아 온 것이다.
 곧 달구와 순보의 딸 선주는 사랑에 빠지고 만다.
 그러나 순보는 달구 따위에게 소중한 딸을 줄 수 없다며 완강한 반대를 하지만 딸의 눈물 앞에서 그의 의지는 무너져 버리고 만다.
 순보는 달구와 선주의 행복한 결혼식을 통해 갈라졌던 친구와의 우정도 다시 회복하지만 어느새 죽음의 그림자 앞에 서게 된다.
 올곧게 한 여자만을 그리워하며 고집스럽게 살아 온 아버지와 신세대 딸의 이야기, 그리고 보통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코믹하고 감동있게 그린 이 작품은 청주 연극계에서 어느덧 뼈가 굵은 중견 배우들의 중후한 연기로 되살아난다.
 주인공 「순보」역에 이승부씨(극단 청사)를 비롯해 홍진웅(동춘역·극단 청년), 박현진(선주·상당), 박종보(달구·청년), 문길곤(안기사·청사), 문혜경(도여사·청사), 장유진(미스문·청년)씨 등이 출연하며, 박천하씨(극단 상당)가 연출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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