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 낮은 중소기업들은 오갈 곳 없어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겠다던 은행들이 우량기업에 대한 대출은 늘리고, 비우량기업에 대한 대출은 줄이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해 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되고 있다.

정우택 국회 정무위원장(충북 청주 상당)이 27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체 기업 중 신용등급 5~10등급의 비우량 기업에 대한 은행권의 대출 비중은 2010년 절반에 달하는 49.3%였다가 매년 감소해 2014년 6월에는 42.3%까지 하락했다.

보신주의를 탈피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겠다던 은행들이 높은 신용등급과 재정건전성을 가진 기업들에 대한 대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던 것이다.

국내 시중은행 중 자산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의 경우 2010년 비우량 기업에 19조원의 대출을 해주고, 그 비중 또한 31%에 달했지만 2014년 기준 대출액은 12조원에 불과, 그 비중 역시 절반 수준인 18%까지 감소했다.

정부가 사실상 대주주로 있는 우리은행 역시 2010년 44조원, 75%에 육박했던 비우량기업 대출이 2014년 들어 40조원, 67% 수준으로 떨어졌고, 신한은행이나 하나은행 역시 비우량기업에 대한 대출액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애초 기업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중소기업은행이나 산업은행은 비우량기업에 대한 대출을 매년 조금씩 늘렸지만, 은행권 전체 금액의 20% 수준으로, 한계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기업 운용에 자금 압박을 받는 가운데 오갈데 없는 비우량 중소기업들은 지역은행이나 국책은행, 신용보증기금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었지만 이마저도 지역은행들 중 비우량 대출 비중을 늘린 곳은 대구은행뿐이고, 부산이나 광주 등 다른 지역은행은 거의 동결했다.

신용보증기금의 비우량기업(7등급~15등급)에 대한 보증액수는 2011년 22조에서 2014년 27조원으로 매년 증가했으며, 전체 기업 보증액 대비 비율도 2011년 58%에서 2014년 65%까지 매년 증가했다.

이와 관련, 정 위원장은 "은행들이 보신주의로 일관할수록 경제회복은 더뎌질 수밖에 없다"면서 "은행들이 기업에게 대출을 하여 이자수익을 챙긴다는 생각보다, 비우량 기업이라도 미래성을 보고 투자를 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성호 /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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