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톡톡톡]정부 재정지원제한대학 지정으로 촉발된 '청주대 사태' A~Z
정부 재정지원제한대학 포함으로 촉발된 청주대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 청주대 총동문회 등 범 비상대책위원회는 김윤배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고 김윤배 총장은 두문불출하면서 학교 정상화 후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청주대 총학생회가 다음달 3일 학생들의 최후의 카드인 수업거부를 예고하고 있는데다 충북도의회도 김윤배 총장에게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라며 압박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일 세종시 교육부에서 진행된 교육부 국정감사에서도 의원들은 김 총장의 사퇴요구와 청주대 특별감사를 요구하는 등 전국적인 이슈가 됐다.
이에 따라 청주대가 재정지원제한대학을 수용해 명분보다 실리를 택했다는 우려와 함께 교수회, 동문회, 총학생회, 노조 등이 김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어 앞으로 김 총장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편집자
# 청주대 재정지원제한대학 왜
청주대는 적립금 규모에서 지방대학 중 1위를 차지했다. 2013년 현재 청주대의 적립금은 2천928억원으로 전국 6위 규모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주대는 학생 1인당 교육비 전국 107위, 전임교원 확보율 88위, 장학금 수혜현황 108위 등을 하위권에 머물렀다.
돈은 많지만 학생들을 위한 투자는 거의 하지않았다는 셈이다. 실제로 청주대는 정부의 등록금 인상 억제 정책이 시행된 2009년 이후에도 적립금을 742억원이나 쌓은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는 2009년부터 대학들의 무분별한 적립금 쌓기를 견제하기 위해 적립금 운용계획을 보고토록 하고 있지만 청주대는 교육부에 허위 보고까지 하면서도 적립금 쌓기에 열을 올렸다.
2012년에는 교육부에 192억 원을 인출해 사용하겠다고 보고했으나 실제로는 4억 원만 인출하고 150억 원을 적립했다. 2013년에도 107억 원을 사용하겠다고 보고한 뒤 29억 원만 쓰고 145억 원을 추가 적립했다.
청주대 교수회는 청주대가 재정지원제한대학에 포함된 것은 김 총장의 지인들로 구성된 재단 이사회가 교육투자를 철저히 외면한 것이 하위평가를 받게 된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 청주대 사태 장기화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포함으로 촉발된 청주대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지 않고 있다.
청주대 총동문회가 김윤배 총장에게 제안한 중재안을 사실상 김 총장이 거부하면서 교육부 등 대외적 제재로 사태 해결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윤배 총장이 청주대 총동문회가 제안한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음으로 총동문회도 사실상 김총장을 더이상 설득하지 않겠다며 한발 물러나 있게 됐다.
청주대 총동문회는 지난 22일 청주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에 선정돼 학내 구성원들로부터 퇴진을 요구받는 김 총장이 중재안을 거부했다"며 "더이상 동문회에서 나서서 김 총장을 설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동문회측이 이날 밝힌 제안 내용은 청주대 사태 수습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총장퇴진과 이사 9명 중 김윤배 총장이 5명 선임, 개방형 이사 3명 선임, 학원을 설립한 청암 김원근·석정 김영근 형제중 석정계 1명 선임, 김윤배 총장 이사장 보장이 포함돼 있다.
또 총장 및 이사장에게 집중돼 있는 권한을 분산한 뒤 교수회 통폐합, 대학평의회 정상화, 이사회·대학간 권한의 합리적인 재조정, 전결 규정 재구성 등 '재단 및 대학 운영 시스템 재구축'도 제안했다.
특히 동문회는 김 총장이 이사장직을 수행할 때 지금까지 야기된 도덕적·법률적 문제때문에 대외적인 이미지가 실추되거나 대내적인 리더십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이런 문제점을 더 이상 거론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와 함께 청주대 범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범비대위)도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김 총장의 석사학위 논문은 최종적으로 87.5%가 표절됐다"며 "청석학원은 즉각 김윤배 총장을 해임해야 한다"고 밝혔다.
비대위 관계자는 "27일 국정감사가 마무리 되면 국회 등을 방문해 국정감사에서 거론됐던 문제가 처리될 수 있도록 의원들을 만나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수회는 지난 4일 교육부에 김 총장의 석사학위 논문 표절 취소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와 함께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 도종환의원이 요구한 특별감사도 황우여 장관에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도의회도 나섰다
충북도의회가 청주대 김윤배 총장에게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채택하면서 지역사회의 이슈가 되고 있다.
도의회는 지난 24일 335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청주대학교 정상화 촉구 건의문'을 통해 "청주대는 전국대학 중 6위, 지방대 중 1위 수준의 적립금(3천억원)을 조성하고도 학생을 위해 투자한 등록금 액수(교육비환원율)는 161개 전국 4년제 사립대 중 158위, 장학금지급률은 128위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도의회는 "열악한 교육여건 때문에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에 포함됐다는 사실은 충격 그 자체"라며 "학생·교수·교직원·동문은 13년간 학교를 독단적으로 운영한 김윤배 총장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학생들이 수업거부를 예고하는 등 혼란에 빠져있는데도 김 총장과 학내 구성원간의 대립과 갈등은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며 김총장은 대학의 책임자로서 이 사태에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라며 사실상 사퇴를 촉구했다. 의회는 이 건의문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과 교육부장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학교법인 청석학원에 보낼 예정이다.
도의회가 나서 특정 사안에 대해 건의문을 채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로, 그만큼 사안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 김 총장 어디있나
김 총장은 '퇴진운동'이 시작된 지난 9월 중순부터 출근조차하지 않고 있다.
김 총장은 지난 8일 국정감사장에 얼굴을 내밀었고 지난 10일 설립자 추도식 참석, 지난 15일 학생들과의 면담 등에서 잠시 얼굴을 내밀었지만 현재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있다.
특히 의원들의 호된 질타에 '면피용'으로 학생들과 대면했지만 당시 탈진증세를 보이며 충북대 병원에 잠시 입원한 뒤 지난 16일 다른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총장은 현재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등 지금은 만남 자체보다는 부수적인 분위기를 문제삼으면서 더욱 상황을 꼬이게 하고 있다.
실제 김 총장은 지난 15일 학생들과의 면담에서 상황을 '협박·감금'이라며 여론반전을 시도하는 등 본질을 외면하면서 구성원들을 더욱 자극하는 모양새다.
특히 총동문회가 나서 마련한 중재안을 거부한 뒤 '시간끌기'로 일관하면서 청주대 사태는 깊은 수렁으로 빠지고 있지만 김 총장은 '잠적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교수회가 지난 4일 교육부에 제출한 김 총장의 석사학위 논문 표절에 대한 교육부의 결정이 오는 30일 예정돼 있다. 또 다음달 3일 학생들이 수업거부에 돌입하는 등 사태가 파국을 맞고 있지만 김 총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김 총장이 '시간끌기'와 '무대응'으로 일관하면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 박재광
■ 청주대 사태 일지
8월 22일 교육부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명단통보
8월 27일 총동문회 임시총회 개최 비상대책위원회 발족 의결
8월 29일 청주대·영동대,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지정
9월 2일 총동문회 김윤배 총장 첫만남 - 사퇴요구
9월 11일 청주대 - 청주대 장단기 발전방안 발표
9월 15일 범비상대책위원회 청주대 재단 이사회에 8개항의 공개질의서를 발송
9월 16일 청주대 설립자 중 한 명인 석정 김영근 선생의 후손 - 김윤배 총장 사퇴촉구
9월 18일 청주대 총학생회 학생총회 - 김윤배 총장 퇴진안 통과
9월 22일 총학생회 임시이사 파견요구 학생 서명운동
9월 27일 범 비상대책위원회 김윤배 총장, 이사진 업무상 배임혐의로 청주지검에 고발 1
9월 29일 범비상대책위원회 교육부까지 총장퇴진 도보행진 - '김윤배 총장 및 경영진 사퇴와 관선이사 파견'요구 서명부 전달 2
10월 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 김윤배 총장 국정감사 증인채택, 청주대비대위 이사진 재구성안 제안 - 김 총장에게 재단 이사장직 제안
10월 6일 범 비상대책위원회가 교무위원 집기철거
10월 6일 학교법인 청석학원 이사회 - 김윤배 총장 퇴진·이사회 개편은 월권 반박
10월 8일 김윤배 총장 교육부 국정감사 출석 3
10월 15일 김윤배 총장 청주대 총학생회 첫 만남 - 김 총장 충북대 입원 4
10월 15일 김윤배 총장 경청호 총동문회장 20~21일 회담 합의
10월 16일 김윤배 총장 충북대병원 퇴원 다른 병원 입원
10월 21일 김윤배 총장 경청호 회장 회담 불발
10월 22일 경청호 총동문회장이 김 총장에게 제시한 청주대 정상화 제안내용 공개 5
10월 24일 충북도의회 '청주대학교 정상화 촉구 건의문'을 채택
11월 3일 총학생회 수업거부 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