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기><아니 불><가히 가><잃을 실> 기회를 놓쳐서는 안된다.

며칠 전, 학생들의 해외연수 문제로 자매대학이 있는 중국 西安(서안)을 다녀왔다. 2년 전, 가까운 동료들과 서안을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불과 2년 사이에 서안의 변화는 정말이지 桑田碧海(상전벽해) 그 자체였다. 공항에서 도심까지의 도로, 도심의 깨끗한 거리, 높게 솟은 빌딩. 전과 비교해 서안은 유구한 역사를 품은 고대도시에서 현대적 도시로 계속 진화하고 있었다.

어둡던 지난 역사를 뒤로하고 급성장하는 중국. 나는 내심 한국과 중국의 미래를 예단하면서 불안한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미 중국은 '세계의 공장' 역할을 통해 국민총생산량이 미국을 추월했고, 국민소득도 불과 10년 전보다 4배 이상 늘어났고, 2008년 올림픽 개최 이후 국민 의식수준도 한 단계 도약했다. 우리와 정치와 경제적으로 깊은 관련이 있는 중국이 앞으로 어떤 행보로, 어디로 향할 것인가는 우리의 중대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답답한 사실은 우리 국민이 '중국'이라면 아직도 '낙후한' 개발도상국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중국 시장에서 삼성 핸드폰이 중국산에 밀리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말이다. 이러한 안이한 생각은 경쟁국 중국과의 동반성장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국의 발전을 우리의 발전과 연계시킬 묘안이 시급한 지금이다. '舊唐書(구당서) 李靖傳(이정전)'에 기회의 중요성을 강조한 고사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唐朝(당조) 初期(초기), 北方(북방)의 東突厥(동돌궐)이 군대를 일으켜 북부 邊境(변경)에서 계속 소란을 일으켜, 백성들의 생명과 재산에 엄청난 손실을 끼쳤을 뿐만 아니라, 首都(수도) 長安(장안)의 안전까지 위협했다. 大將(대장) 李靖(이정)과 李勣(이적)이 조정의 명을 받고 출격해 東突厥을 魂飛魄散(혼비백산)하여 도망치게 만들었다. 東突厥의 수령인 '힐리가한'은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기회를 얻고자 거짓으로 唐太宗(당태종)에게 화의를 요청했다. 唐太宗이 이를 받아들이고 使臣(사신)을 보내 東突厥의 군대를 위로했다. 이 때 李靖(이정)이 "기회는 놓쳐서는 안 되는 법(機不可失)", 이번의 좋은 기회를 이용해 '힐리가한' 반드시 一擧(일거)에 消滅(소멸)시켜야 한다고 말하고 친히 1萬의 기병을 이끌고 아무런 방비도 하지 않고 있던 東突厥의 진영을 사방에서 공격하여 '힐리가한'을 포로로 잡았다. 한달 뒤, 나는 우리 학생들을 인솔해 중국에 다시 갈 것이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왜 중국어를 배워야 하는지, 배워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중국의 변화가 개인의 발전과 우리나라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그리고 지금의 한·중 관계를 어떻게 발전시키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도 물어볼 생각이다.

지금 우리는 거대 시장 중국의 용트림을 보고 있다. 이 기회를 어떻게 활용활지에 대한 깊은 논의가 있어야겠다. 자칫 잘못하면 失機(실기)할 것이요, 잘 활용하면 비약적 발전을 이룰 기회가 될 것이다. '機不可失'은 혜안이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교류는 힘의 균형이 잘 이루어졌을 때 가능한 일이다. 한쪽으로 힘이 쏠리면 평등한 교류는 없다. / 충북대 중어중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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