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여행]충남 예산 금오산 '향천사'
극락전·천불전 등 문화재 즐비… 고즈넉한 운치에 마음도 평온

울긋불긋 물든 단풍이 제자리를 찾는가 싶더니 어느새 땅바닥에 나뒹그는 계절이 돌아왔다.

세월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벌써 서리가 내리고 늦가을의 마지막 운치라도 잡아보고 싶은 심정으로 금오산(金烏山) 향천사(香泉寺)를 찾았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속세의 시름을 잊고자 늦가을 단풍이 마무리단계인 향천사에는 삼삼오오 가벼운 등산복 차림의 등산객들이 곳곳에 보인다. 특히 아름드리 나무들도 단풍잎을 버리고 겨울채비를 서두르며 바닥에 잎사귀를 내려놓고 있다.

바닥에 나뒹구는 여러가지 단풍잎을 디딤돌 삼아 초겨울로 접어드는 산사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평온해진다. / 편집자


# 향천사(香泉寺)

향천사는 본사인 수덕사의 말사이다.

백제의 국운이 쇠하던 의자왕 16년(서기650년)에 일본으로 건너갔던 백제 승려 보조국사 의각이 창건하였다고 전해져 온다.

지금은 극락전을 비롯해 나한전, 동선당과 승방이 있고 극락전에서 80여 m 떨어진 곳에 천불전을 중심으로 삼성각, 선방 등이 있다. 또한 극락전 왼쪽편에 여승들이 거처하는 부도암이 있으며 이 중 극락전에는 아미타삼존불이 봉안되어 있다.

천불전은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73호로 지정돼 있는데 그 안에는 현재 1천516개의 소불(小佛)이 봉안돼 있다. 천불전의 지붕은 맞배 지붕이고 처마는 겹처마의 형태로 건물 안에는 흙으로 3단을 쌓아 이곳에 소불을 봉안했다. 소불은 거의가 석고상이고 대불은 석재로 만든 것도 있다.

나한전 앞에는 9층석탑이 있는데 이 또한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74호로 지정돼 있다. 1층 기단위에 9층의 탑신을 올린 모습으로 기단은 네 모서리와 가운데에, 탑신은 몸돌의 모서리에 각각 기둥 모양을 본 떠 새겼다.


탑신의 2층 몸돌은 1층에 비해 높이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으며 4층부터는 몸돌이 없어진 채 지붕돌만 포개져 있다.

처음에 세운 40여 동이나 되는 많은 건물들은 오랜세월동안 난리와 화재로 거의 없어지고 의각스님이 조성한 석불상 일부와 16나한 존상, 그리고 깨어진 석탑, 스님들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 놓은 부도탑만 남아있다.


지금의 건물들은 일부만 세워졌고 극락전과 동선당은 1970년에, 서선당과 요사채는 1982년에, 나한전은 1986년에 중건했다. 또한 암자는 5개 암자중에 탈해암과 부도암만 있고 은적암, 지장암, 관음암은 터만 남아 있는 상태다. 최현구 / 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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