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톡톡톡] 지역문화진흥법 시행 '생활예술' 독립장르로
생활예술인 동아리 활성화 '문화주체 = 시민' 공식 인정
전통적 예술개념 변화 … 동호회 돕는 문화기획자도 주목

전문가 못지않은 화려한 무대를 만들며 신선함과 감동적인 스토리를 전하는 생활예술인들의 동호회. 어린 중고생부터 80이 넘는 어르신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며 프로 못지않은 열정을 담아내고 있는 활동이 각 지역에서 꽃피고 있다.

특히 도종환 의원의 발의로 지난 7월 29일 본격 시행에 들어간 '지역문화진흥법'은 생활문화를 하나의 장으로 독립시켰다. 이는 이제 문화의 주체는 '시민'임을 명확하게 선언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 지역문화진흥법의 요점은

지역문화진흥법은 모두 7개의 장, 24개의 조로 이뤄져 있다. 이중에서 핵심적인 것은 제2장 지역의 생활문화진흥, 제3장 지역의 문화진흥기반 구축, 제4장 문화도시문화지구의 지정 및 지원, 제5장 지역문화재단의 설립이다.

그 내용을 보면 우선 지역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한 계획이 있고 이 계획은 기본계획과 시행계획으로 나눠져 있다. 기본계획은 국가가 수립하지만 시행계획은 각 자치단체가 수립하도록 돼 있다. 계획에는 지역문화를 구성하는 다양한 분야가 망라돼 있다. 이 가운데서 특히 강조하고 있는 것은 생활문화와 지역문화진흥을 위한 기반구축이다.

시민들의 체육행사나 친목모임에서 시작한 문화예술동아리들의 활동이 오랜 활동을 지속하며 발전을 거듭해 충북지역에서도 축제로 발전해 오고 있다.

이에 따라 충북문화재단은 지난 11월 15일 '우리도 예술가, 행복한 문화동호회-2014충북생활문화예술동호회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이 페스티벌은 아마추어 문화예술동호회에 전문예술가와 문화코디네이터를 파견하는 문화예술플랫폼 사업과 함께 하는 행사로 추진됐으며, 충북 11개 시·군 40여개 동호회의 공연, 전시가 풍성하게 펼쳐졌다.


이렇듯 전통적 예술가의 개념에 변화가 일고 있으며, 이들의 활동을 돕는 문화기획자가 주목받는 직업군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문화기획자란 문화예술분야의 기획을 주로 맡아 프로젝트나 행사의 성격에 맞는 기획을 담당하는 전문분야의 인력으로 어떤 메시지를 전할 것인가에 맞춰 그 대상에 맞는 콘셉트를 정하고 종합적인 기획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현재 충북문화재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코디네이터는 모두 28명으로 각 동아리를 월 1회 방문해 그들의 애로사항을 점검하고 공연 기획의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김희식 충북문화재단 팀장은 "지금까지 단순한 취미활동에 그쳤던 문화예술동호회들의 생활예술이 각 단체의 특성과 개성을 발하며 발전해 나가고 있다"며 "이들이 모여 마음껏 연습하고 공연을 기획할 수 있는 공간 등 기반 조성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 주목받고 있는 지역 예술동아리는

그렇다면 생활예술을 펼치고 있는 우리 지역의 주목받는 동호회는 무엇이 있을까. 충북문화재단 문화코디네이터 이소영씨가 추천하는 문화예술동아리를 소개해 본다.

▶그랜드합창단(남녀 혼성 53명) = 2012년 6월 창단한 그랜드합창단은 정치, 종교를 배제하고 합창에 관심있는 순수 아마추어들이 모인 동호회다. 단원들의 화합을 바탕으로 이웃에게 다가가는 다양한 공연과 정기연주회를 통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교사, 사업가, 간호사 등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과 26살 막내부터 75세 어르신까지 매주 화요일 2시간씩 연습하며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온누리 풍물단(여성 14명) = 오근장 주민으로 구성된 모듬북 풍물단으로 회원 모두가 평소에는 농사를 짓는다. 50~60대 여성들로만 구성된 팀으로 아마추어지만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로 프로 못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가정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동호회 활동을 통해 시원하게 날려버린다는 이들은 앞으로도 찾아가는 공연을 통해 보다 많은 이웃들과 함께 즐기고 나누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청춘동화극단(남녀 10여명) = 2009년 동화구연 학습을 통해 형성된 동아리 기초 과정후 너무 재미있어 심화과정까지 함께 공부를 한 사람들로 구성된 동호회. 연 20회의 공연을 가질 정도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동화극뿐만 아니라 회원들이 각자 집필하는 대본을 연습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자바라밴드(직장인 5명) = 리드보컬 유완묵씨를 비롯한 회원들 모두가 이젠 한 가족이 됐다는 직장인 밴드. 바쁜 직장생활로 일주일에 한번 토요일날 만나 연습을 하지만 언제나 웃음이 끊이지 않는 유쾌한 시간이라고. 특히 드러머가 여자이어서 무대에 서면 인기폭발이다. 7080 노래가 주 레파토리지만 작곡과 편곡이 가능한 멤버가 있어 자바라의 색깔에 맞춰 편곡한 곡을 연주하는 경우가 많다.

▶주봉마을 풍물패(마을주민 25명) = 2013년 문화예술플랫폼 동아리로 시작. 처음에는 통장을 중심으로 호기심으로 출발했으나 마을 주민의 친목을 위한 구심점이 되면서 활성화됐다. 올해 부모산 해돋이 행사에 초청 받으면서 관객들 앞에서 처음 공연을 하게 됐고 기간은 짧지만 이젠 정월 대보름 행사, 청주읍성탈환 행사에 초청되는 어엿한 풍물패로 성장했다.

이외에도 증평 두드림, 나누리 무용단, 소리사랑, 청주무심색소폰 앙상블, 하늘소리 보은난타, KBS민요회, 달빛소리, 느타울 어울림, 청주해금동아리, 대추골색소폰 앙상블, 더플러스 밴드, 단양사랑 색소폰 동호회, 월드비전 비전밴드, MS밴드 등 다양한 문화예술동호회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 송창희



갈고 닦은 솜씨 꽃피게 하는 마술사

문화코디네이터 이소영씨

실시간 돌발상황 대비 늘 긴장감

기획보다 빛난 무대 끝나면 짜릿



"누군가 그러더라구요. 문화기획자? 얼마나 좋은 직업이에요.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놀기를 연구하는 직업이니. 그 얘기를 듣고 맞는 말이긴 하나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놀이판 중심에 제가 있는게 아니라 다른 대상이 있다는 것에 마냥 신나는 일만은 아니죠."

생활예술인들의 동호회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2년여 동안 충북문화재단 문화코디네이터로 일하고 있는 문화기획자 이소영(느루문화연구소 대표)씨.

그녀는 문화기획자는 냉철한 이성을 가지고 있되 현장에서 벌어지는 매 순간을 즐길 줄 아는 유쾌함과 열정이 무엇보다 필요한 직업이라고 강조한다.

생활문화의 확산에 따라 앞으로 선호직종으로 부상할 문화기획자는 그 누군가의 말처럼 그렇게 여유만만한 직업은 결코 아니다. 문화예술의 현장은 그야말로 짜릿한 한편의 영화를 찍는 듯한 생동감과 늘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감돌기 때문이다. 몇날 며칠동안 스텝들이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행사나 프로젝트의 취지에 맞는 팀을 꾸리고, 행사 당일에는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현장 상황에 한시라도 눈을 떼면 예기치 않은 돌발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그렇게 문화기획은 그녀에게 스릴과 만족감을 동시에 안겨주는 그야말로 버라이어티한 직업이다.

그녀는 청주여상을 나와 첫 직장인 진로백화점에서 근무하다가 문예창작과에 진학, 아마추어 문화기획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결혼과 함께 직장을 그만두고 다시 몇 년후 쌍용자동차 청주영업소에서 CS강사를 하던 중 전국 경진대회에서 1등 명강사상을 받게 된다. 이후 HCN충북방송 VJ활동을 하며 문화예술현장과 인물 다큐를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문화기획쪽에 관심을 갖게 됐다.

"새로운 무대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를 통한 짧은 만남과 이별의 반복은 늘 저에게 신선한 자극입니다. 그 중독성이 강해 이 일을 계속하고 있는 것 같구요."

타고난 열정을 바탕으로 문화현장을 누비고 있는 그녀는 (사)충북자연사랑 네트워크 기획운영분과장으로 6년간 크고 작은 음악회 공연을 기획하고, 찾아가는 음악회 '이소영과 함께' 기획·진행, 충북여성문화제 운영위원, 여성주간 행사 36.5 힐링토크 기획, 한국전문직 여성(BPW) 전국대회 기획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 제 목표요? '이소영이 하는 기획은 달라'라는 말을 듣는거죠. 한 무대를 마칠 때마다 다음 무대에 대한 보석같은 경험을 얻습니다. 그것을 다음 무대에 빨리 적용하고 싶은 마음. 그것이 문화기획자의 매력이죠. 그 길을 향해 더 열심히 제 열정을 불태울 계획입니다."

80평생 자신을 위해 돈을 쓰지 못했다는 한 어르신이 합창단 맞춤 티셔츠를 사고 행복해 하는 모습, 바쁜 직장인들의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 스트레스도 풀고 재능기부를 통해 이웃들과의 무대를 만들어가는 보람. 커피 몇 잔 값으로 시작한 활동이 이웃과 함께 나누고 즐기는 활동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삶의 행복을 느낀다는 그녀는 현재 '느루문화연구소'라는 문화콘텐츠 기획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진천 백곡면 문화축제 조직위원회 활동을 통해 새로운 지역문화축제를 만들어 가고 있다. / 송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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