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노근호 충북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

민선 6기 출범과 함께 충북경제에 새로운 과제가 등장했다. 그간 3%대에서 꼼짝하지 않고 있는 전국 비중을 4%로 끌어올리려는 계획이 바로 그것이다. 충북경제를 얘기할 때면 늘 언급되는 3%의 벽을 넘어서자는 의지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3%와 4%의 차이는 1%로서 쉽게 달성될 것으로 여겨지지만 만만치 않은 목표인 것이 사실이다. 우선 추세적으로 오랫동안 3%대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시계열상 상승곡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한 지표의 특징이 전국대비 비중이라는 상대적 개념이어서 충북경제만의 성과로 목표를 달성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다.

 흔히 지역경제 성장요인을 분해할 때 전국경제성장 효과, 산업구조 효과, 지역경쟁력(지역할당) 효과로 나눈다. 이렇듯 지역경제 성장요인은 매우 복합적이다. 국가적인 경제동향에 의존하면서 성장산업 위주의 구조를 갖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지역 나름대로의 특화된 입지적 경쟁력을 유지해야만 원하는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뜻도 내포되어 있다.

 결국은 새로운 모멘텀을 찾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역 특수적이고 비교역적 자산인 펀더멘탈을 강화하고 지역의 외부경제(전문공급자와 서비스네트워크 등)를 잘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지역경쟁력을 특정 지표의 합 또는 평균으로 단순히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투입요소들 간의 상호의존적 자기강화 과정으로 이해하는 동태적 관점이 필요하다.

 한편 양적 확대에 치중하는 존속적 혁신이 아니라 질적 변화를 일으키는 파괴적 혁신이 전제되어야 한다. 고객의 니즈에 맞추고 감동시키면서 기존 시장을 확장하는 것에서 벗어나 숨겨져 있는 잠재 고객을 발굴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글로벌 생산네트워크의 변화에 적응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하는 일이다. 산업적 가치사슬 구조가 기존 통합형에서 모듈형으로 재편되고 있다. 모든 생산 공정이 일체형에서 모듈단위로 분화되면서 모듈과 모듈 간 융복합의 가능성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기회를 잘 잡는다면 경제블럭 단위의 글로벌 생산네트워크 중심부로 진입하는 것이 전보다 훨씬 수월할 수 있다.

 최근 미국계 IT·반도체 전문매체인 EE타임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차이나 애플로 불리는 샤오미의 성공비결을 분석하면서 직접 제조하는 부품이 거의 없으면서도 삼성전자, 애플을 위협하는 글로벌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데는 주요 부품의 출처를 낱낱이 공개하는 투명경영이 주효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는 전 세계의 경쟁력 있는 부품들을 모아서 새로운 시장을 지배할 수 있음을 보여준 좋은 사례다.

 달리 표현하면 샤오미와 같은 글로벌 메이저 기업에 납품하는 최강의 소재부품 중소벤처기업 육성이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어떤 모듈단위의 특성화된 클러스터가 존재하는가를 파악하는 일이 긴요하다. 그리고 이 클러스터들의 체계적 발전을 위한 현실적 방안이 무엇인가를 찾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 지역산업 중에서는 특화도가 높은 반도체, 이차전지, 화장품 등이 최우선 관심 업종들이다.

 얼마 전 중소기업청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연말 기준 세계시장 점유율 1위 기업 중에서 벤처기업 수는 총 63개사로 1위 점유율을 달성한 전체기업 130개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8.5%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에서도 2000년대 초의 벤처버블과는 차원이 다른 스타트업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이를 지역에서 어떻게 구현하는가가 관건이다.

 충북경제 4% 실현은 단지 통계상의 목표 수치가 아니다. 그리고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일자리창출 40만개, 고용률 72%, 도민소득 4만 달러 등의 민선 6기 도정목표 달성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더불어 글로벌 지배제품과 융복합 신제품 개발이 어우러지는 대·중소기업 간 협업시스템 구축, 이를 실효성 있게 추진할 중재자로서의 지역거점기관 육성 등 충분조건이 구비될 때 충북경제 4% 실현의 꿈은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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