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재경(충북대 체육학과장)
 


 월드컵 휘슬이 울렸다. 슛, 슛, 슛 ...
 축구가 지구촌을 하나되게 하는 언어가 되었다.
 하루종일 TV가 축구만을 중계해도 지루하지가 않다.
 16강 진출 땐, "식음료가 공짜, "만세명의 고객에게 10만원씩, "한 골 터질 때마다 맥주가 공짜 등 우스개 소리 같은 선전문구들이 정겹게 들린다. 학교 곳곳에서 붉은 악마의 이니셜이 새겨진 응원복을 입고 대∼한민국을 외쳐대는 학생들이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럽게(?)여겨진다.
 이처럼 월드컵을 개최하는 한국은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월드컵 열기가 용광로처럼 뜨겁다. 당연한 일이다. 사실 필자는 체육을 전공하는 교수의 입장이지만 축구에는 그다지 흥미가 없었다. 그러나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선수들의 묘기를 안방에서 구경하면서 축구의 매력에 한없이 빠져들어 가고 있다.
 지난달 31일 세계 200여 국 60억 명의 이목이 서울 월드컵 경기장으로 쏠렸다. 2002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 개막식은 감동이 물결친 화려한 행사였다.
 97년 외환위기로 국가부도직전까지 몰렸던 우리 나라가 5년만에 재기하여 쓰레기더미에 불과하던 상암동에서 화려하고 성대한 개막행사와 개막전이 치러졌다. 외신에 따르면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과 붉은 악마라는 이름의 응원단 그리고 10개의 월드컵 경기장들이 수십 억 명의 해외 시청자를 상대로 한국의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스포츠행사가 국가의 발전에 계기가 되기도 하고 또는 그 반대의 경우가 되기도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1964년 일본에서 개최된 제 18회 동경올림픽대회는 2차 세계대전의 패배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일본에게 패전의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고 경제 발전의 계기를 마련해 준 대회였다. 대회준비와 운영에 전력투구를 함으로써 역사상 가장 훌륭한 대회였다는 평가와 함께 일본이 문화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계기가 되었다.
 반면에 그보다 4년 뒤 1968년 제 19회 멕시코 올림픽대회는 대회준비와 운영이 최악이라는 이미지를 남기며 실패한 대회라는 오명을 지니게 되었다. 재정적으로도 적자를 기록하여 멕시코는 세계 3대 부채국으로 전락하게 되었다.
 이것은 스포츠행사가 국가의 흥망성쇠를 극명하게 나눌 수 있는 한가지 예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도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축구에서뿐만 아니라 경제와 문화에서도 함께 승리를 거두기를 기대해본다.
 지난밤 세계를 놀라게 하겠다는 히딩크 감독과 그의 태극 전사가 새로운 영웅으로 탄생했다. 폴란드를 제물로 하여 온 국민이 그토록 염원하던 월드컵 첫 승을 이루어내었다. 2 : 0 완승이었다. 승리의 열기가 밤새 지속되었다. 이 승리를 교두보로 삼아 우리축구가 반드시 16강에 진입하여 한국축구의 백년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 내길 기대해본다.
 나도 응원을 하느라고 온통 목이 쉬었다. 그러나 쉰 목을 가다듬어 다시 한번 아, 나의 대∼한민국, 짜작짜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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