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김대식 천안 ㈜다영푸드 대표

2015년을 맞아 개인과 기업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올해의 계획과 예산을 세우고, 각종 정책과제와 현안을 정리하는 작업들이 한창입니다. 불황과 침체 속에서도 2015년에 대한 보랏빛 청사진을 계획하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필자가 몸담고 있는 식품업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정책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식품인의 한 사람으로서 다소 뒤늦은 감이 있지만, 식품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고, 식품가공 못지않게 식품의 원료산업인 농업이 창조경제를 등에 업고 중요 산업군으로 재편성됐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예로부터 농업은 '생명산업'이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국가 기간산업이었지만, 한국의 농업은 근대화의 기치아래 관심의 초점에서 멀어져 왔으며, 국가간 이해득실에 따라 항상 포기하고 외국에 문호를 개방해주는 사양산업으로 치부되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마지막 자존심이었던 쌀시장마저 FTA라는 시대적 조류에 밀려 무너져 버린 지 오래입니다.

1차산업인 농업이 무너지면 연관산업인 2차산업, 그중에서도 식품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입니다. 당장 식품산업의 원료부터 값싼 저가의 외국산 농산물이 범람하고 있습니다. 외국산 농산물 한두가지 올라가지 않은 밥상은 더 이상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더욱 큰 문제는, 식재료에 있어서 가격만이 고려될 뿐 식재료의 품질은 더 이상 고려사항이 되지 않게 되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국민의 건강을 바로 세우려면 먹는 것에 대한 관심과 주의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비싼 음식, 고급 식재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까운 산지에서 수확한 신선한 식재료, 위생적이고 깨끗하게 가공한 식재료가 중요합니다. 외국식 조리법과 외국산 식재료에 대한 맹종을 버리고 우리 식재료와 우리 조리법을 슬기롭게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한식의 과학성과 조리방법의 우수성은 널리 알려져 있고, 이제는 세계인이 스스로 찾아오고 있습니다. 한식세계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은 물론, 한류 붐에 편승한 덕도 있으리라 짐작됩니다. 한식의 세계화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글로벌 식품시장의 소비자의 요구를 읽어야 할 때입니다. 우리 것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요구를 탄력적으로 수용해야 할 것입니다.

글로벌 식품시장의 트렌드를 살펴보면 새로운 시대에는 아시아가 중요 소비시장으로 대두될 수 밖에 없으며, 아시아 음식이 소비의 메인스트림으로 등장하게 될 것으로 보이고, 스마트한 소비자의 대거 등장으로 소비문화가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각종 규격에 따른 인증제도가 국가마다 강화될 것으로 보이며, 인중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 높아질 것으로 보여 식품업체들의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소비자에 대한 감성적 접근이 어느때보다 중요해 보입니다. 식품산업의 발달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 포장기술 이듯이 식품에 대한 친환경·간편 포장기술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이며, ICT와 BT 등의 융복합으로 식품산업이 단순한 식품생산이 아닌 복합산업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를 수용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무엇보다 건강한 식재료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농업의 경쟁력 강화가 우선입니다. 무엇보다 규모화와 전문화가 중요합니다.

정부에서도 농식품 핵심기술 R&D강화를 통해 농식품 부가가치를 매년 3%씩 성장시키고 ICT 융복합 및 R&D 사업화 지원사업 등을 통해 2017년까지 농식품 과학기술수준을 세계최고대비 현 75% 수준을 82%까지 향상시키겠다고 합니다. 식품산업의 수준이라는 것이 몇몇 대기업의 힘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며, 식품강국의 예에서 보듯이 중소기업들의 혁신을 통해 식품업의 저변이 튼튼해져야 가능한 것입니다. 식품업계도 강소기업들의 성장이 무엇보다 필요하며, 식품업체들의 각고의 노력과 함께 식품업체들이 상호 연대 강화를 통해 상생발전할 수 있도록 각계각층의 관심과 지원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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