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톡톡톡]아산시 고령자친화기업 '새하얀크린세탁', '청정콩나물', '청정드라이크리닝'
최근 노인들의 우울증과 높은 자살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노인들이 함께 웃으며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청춘일터'가 있어 주목 받고 있다.
아산시 탕정면에 삼성디스플레이로 대표되는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생산단지 인근에 정부로부터 고령자친화기업 인증을 받은 '새하얀크린세탁', '청정콩나물', '청정드라이크리닝'이 위치해 있다.
고령자친화기업이란, 고령자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적합한 직종에서 사업참여자의 대부분을 고령자로 구성돼 자체 사업을 통해 운영비 및 인건비를 충당하는 기업을 말한다.
2013년 10월 '새하얀크린세탁' 설립을 시작으로 지난해 2월과 7월에는 각각 '청정콩나물'과 '청정드라이크리닝'이 문을 열었다.
사업에 필요한 시설투자를 위해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삼성디스플레이가 함께 6억4천만원을 지원했고, 현재 45명의 어르신들이 일하며 연 4억2천만원의 건실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새하얀크린세탁'과 '청정드라이크리닝'은 삼성디스플레이와 충남삼성고에서 나오는 운동복, 교복, 침구류 등의 세탁물을 관리하고 있으며, '청정콩나물'은 삼성디스플레이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온양사업장 등에 건강한 콩나물을 매일 공급하고 있다.
특히 노인들로만 이루어진 기업이 시장 경쟁력을 갖추기 까지는 삼성디스플레이의 보이지 않는 역할이 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시설투자 지원에만 그치지 않고 꾸준하면서도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 공급처 확보와 전문가들의 정기적 지도를 통한 품질수준 향상으로 고령자친화기업이 시장에서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한국지역사회복리회 남기백 회장은 "고령자친화기업이 자생력을 갖추기 어려운 현실인데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먼저 다가와 지금 이렇게 건강한 일터가 될 수 있었다. 지금은 다른 시도에서 견학을 올 정도로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 곳에 위치한 고령자친화기업이 뿌리를 내리고 자생할 수 있었던 또 다른 경쟁력은 바로 '사람내음 나는 정'과 '건강'이다.
지난 2010년부터 '새하얀크린세탁'에서 일한 이인화(64·여)씨는 "일을 하지 않았을 때는 노인정에 가 있는 것이 전부였는데, 지금은 이렇게 다른 분들과 함께 웃으며 일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납품을 위해 자주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 들어가는데 직원들이 먼저 다가와 반갑게 인사해주고, 무거운 짐을 옮길 때면 남자직원들이 도와줘 힘든 줄도 모르겠다. 지금은 내 자식들 같이 느껴진다"고 일터의 정에 대해 말했다.
또한 지난해 인천에서 아산으로 내려와 '청정드라이크리닝'에서 일하는 오금영 (68)씨는 "예전에 직장생활을 할 때는 배가 많이 나오고 혈당 수치도 높았는데,요사이 병원을 가보니 뱃살도 빠지고 혈당도 정상으로 나온다"며 "일을 하니 내 몸을 건강하게 하고, 또 돈 쓸 시간을 없게 하니 나에겐 헬스장이고 은행인 것 같다"고 일터의 소중함을 전했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충남의 독거노인 비율이 25%가 넘고 자살률이 인구 10만명당 100명을 넘을만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으며 최근 5년간 우울증 환자 중 70대 이상이 22.2%로 높게 나타난 바 있다.
지역 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노인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을수록 자살률과 반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도에는 총 6개의 고령자친화기업이 운영 중으로 이 중 4곳이 아산에 있으며, 시에 4곳이나 있는 지자체는 아산시가 유일하다.
그 이면에는 지자체와 복지단체, 그리고 기업이 함께 머리를 맞댄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자체와 기업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아이디어를 모은다면 정과 건강이 넘치는 '청춘일터'는 더 늘어날 것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주위에서 노인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우린 아직 노인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몸이 건강할 때까지 이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문영호 / 아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