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이 처음부터 잘 안됐을 때 『씨도 안먹혔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때의 「씨」를 씨앗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전혀 그렇지 않다. 익히 알다시피 우리 선조들은 씨줄(가로)과 날줄(세로) 실을 이용해 피륙을 짰다. 언뜻 이해가 안되면 새끼로 가마니를 만드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가마니는 새끼를 가로ㆍ세로로 교차해 넣고, 그것을 다지며 만든다. 피륙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 피륙짜기는 습도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습도가 높으면 실 사이에 마찰이 생기면서 잘 먹히질 않았다. 그래서 나온 말이 『씨도 안먹힌다』 이다. 따라서 이때의 씨는 씨줄(緯線)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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