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최우수선수 후보에오른 홍명보(33.포항)는 월드컵 4회 연속 출전에 빛나는 한국의 `축구 영웅''''.
 홍명보를 제외하고는 90년대 한국축구를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그가 한국축구에 미친 영향은 컸다. 국가대표팀이 구성될 때마다 그의 합류여부는 `논외''''였고그가 빠진 대표팀 플레이를 상상하기조차 힘들 정도였다.
 홍명보가 처음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것은 90년 2월 노르웨이전. 이후 13년째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홍명보는 한국 선수로는 최다이자 전.현직을 포함한 전세계 선수중에서도 11위에 꼽히는 A매치 130회 출전(6월24일 기준) 기록을 세웠다.
 또 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 출전한 뒤 94년 미국월드컵, 98년 프랑스월드컵을 거치면서 세계 무대에 이름을 올린 끝에 여러차례 세계 올스타에 선정됐으며 FIFA선수위원에 뽑힌 것도 그의 가치를 설명하기에 좋은 예다.
 그러나 홍명보의 진가는 이러한 기록보다는 경기 내용면에서 더 잘 드러난다.
 수비수이면서도 뛰어난 공격력을 갖춘 선수에게 주어지는 `리베로''''를 주로 맡으면서 상대 공격수를 압도하는 날카로운 눈과 예리한 패스, 대포알같은 슈팅 등 축구선수가 갖춰야 할 모든 것을 지녔다.
 상대 공격의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차단하는 판단력은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 결과물로 한국 수비의 최후 저지선이며 수비진영에서 공격수에게 정확하게 연결되는장거리패스는 상대 수비수들을 항상 긴장하게 만든다.
 또 빈도가 많지는 않지만 공격이 풀리지 않을 경우 상대 진영 깊은 곳까지 진출하거나 상대 수비수들이 한 눈을 파는 틈을 이용해 기습적으로 날리는 중거리슛도일품이다.
 리더십까지 갖춘데다 맏형으로서 어린 후배들을 다독거리며 팀워크를 만들어가는 능력은 `깐깐한'''' 거스 히딩크 감독으로부터도 인정받고 있다.
 이회택, 김호, 차범근, 허정무 등 국내의 최고 명장들로부터 전폭적인 신뢰를받았던 홍명보는 체력열세를 이유로 내세운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한동안 버림받았다.
 지난해 6월 컨페더레이션스컵대회가 끝난 이후 한동안 부름을 받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부상까지 겹쳐 소속팀(일본 가시와 레이솔)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고지난 시즌이 끝난 뒤에는 쓸쓸히 짐을 꾸려 고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당시 홍명보는 "체력적으로 문제 없다"며 서운한 감정을 감추지 않으면서 다시태극마크를 다는 것에 대비, 체력훈련을 포함한 개인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홍명보가 히딩크 감독의 부름을 받은 것은 3월 스페인전지훈련때.
 어린 선수들이 많다 보니 그라운드 안팎에서 구심점이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던 데다 활용도가 다양한 송종국을 중앙수비수로 묶어 놓는 게 전력의 손실이라고판단한 히딩크 감독이 홍명보를 다시 발탁했다.
 그 결과 홍명보는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 주장 견장을 차고 4강 신화를 이룬 한국대표팀 선수들을 하나로 묶는 `정신적 지주''''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또 중앙수비수로 최진철, 김태영 등과 함께 `30대 노장 트리오''''를 이룬 홍명보는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세계 최고수준 수비수로서의 진가도 확인시켰다.
 한국선수로서는 처음으로 월드컵 4회 연속 출전에 월드컵 4강 진출 신화까지 한국축구사에 길이 남을 금자탑을 세운 홍명보가 월드컵 최우수선수의 영예까지 안을수 있을 지 주목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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