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숙 시집 '응, 그렇구나' 출간

 심재숙 시인이 두번째 시집 '응, 그렇구나'를 출간했다.

 입춘, 바람, 봄, 비, 구름, 아까시꽃, 가을, 장날, 파꽃, 국숫집, 날개 등 일상에서 만나는 사물들과 '말 속으로 세상은 숨었다', '말을 건다, 가을이', '바람읽기', '마주 볼 수 있다는 것', '잃어버린 시간', '비가 내리면', '그 꽃을 좋아하는 사람' 등 일상에서 느끼는 진솔한 감성들을 작품으로 옮긴 이번 시집에는 100편의 시가 들어있다.

 갈수록 각박해 지고 관계단절의 시대에 서로가 마음에 꼭 들지 않더라고 "응, 그렇구나"라고 수긍해 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산길을 걷는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를 소재로 한 작품 '응, 그렇구나'에서 시집 제목을 따왔다.

 '그녀의 눈가가 흐리다 / 베트남 뚱뚱 / 한국 안 뚱뚱 / 베트남에서 온지 / 몇 달 안된 그녀가 / 한국어 교실에 / 추워 보이는 얼굴로 나왔다 / 소매 걷어 손목을 보이며 / 한숨 섞어 답답한 마음을 연다 / 베트남 뚱뚱 / 한국 안 뚱뚱 / 베트남에서는 뚱뚱했어요? / 끄덕 끄덕 / 한국에 와서 살이 많이 빠졌어요? / 끄덕 끄덕 / "힘 들 어 요" / 더듬거리는 말 뒤 / 그녀의 눈가가 축축하다'

 위의 시 '뚱뚱 안 뚱뚱'과 '베트남 며느리가 있는 풍경', '한복' 등의 작품들은 작가가 한국어 강사로 활동하면서 만난 다문화가정의 여성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이 가지고 있는 현실을 리얼하고도 위트있게 표현하고 있다.

 "따뜻한 붕어빵을 시로 굽기도 하고, 뜨끈한 군고구마도 시로 굽기도 하는 시인이 좋다"는 심 작가는 "보대 대로, 듣는 대로, 긍정의 꽃을 피우는 가슴 따뜻한 시를 계속 써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 2003년 등단한 심 작가는 뒷목문학회원, 여백문학회원, 글로컬한국학연구소 상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시집으로 '볕 좋은 날'이 있다. / 송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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