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이란 시간을 묵묵히 지켜온 신사화 '리갈'. 피고 지는 주기가 빠른 패션계에서 리갈의 지난해 누적 판매량이 1000만 켤레를 넘어섰다. 여기에 복고풍의 유행으로 젊은 구매자들도 크게 늘었다.

리갈은 금강제화가 1954년 창립과 함께 선보인 제품이다. 이름의 뜻 '제왕'처럼 중후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과 튼튼한 품질로 한국 남성들에게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1960년대 후반부터 금강제화는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구두 제작 시 사용하는 '굿이어 웰트 설비'를 도입하고 고품질의 리갈을 대량 생산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대표 모델인 MMT 0001은 1975년 통계청의 소비자 물가지수 측정품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후 금강제화는 시대에 따라 변하는 한국인 발 모양에 맞춰 족형를 최적화하고 소재와 자재, 색상을 업그레이드시키며 다양한 리갈을 선보였다.

그 결과 리갈은 90% 이상의 재구매율과 연평균 30만 켤레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해왔다. 지난해 누적 판매량은 1000만켤레를 넘어섰다.

◇기본에 충실한 정통성이 인기 비결

리갈의 꾸준한 인기는 소재 선택과 공정, 품질관리, 출고 및 고객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기본에 충실한 정통성 덕이다.

리갈을 제작할 때 숙련된 기능자들이 소재 재단, 제갑부터 직접 사전 기술지도를 진행하고 조립, 완성단계에 이르기까지 수시로 품질을 검사한다. 완성 뒤에도 직접 손으로 전수검사를 진행한다.

특히 금강제화는 리갈 대표 모델 제작 시 국내 제화업체 중 유일하게 '굿이어 웰트(Goodyear Welted) 제법'을 사용한다. 이는 1879년 미국의 찰스 굿이어가 개발한 최상위 구두 제작법으로 해외 명품 구두 브랜드인 존롭(John Lobb), 벨루티(Berluti) 등이 사용한다.

이 제법으로 제작한 구두는 안쪽 중심 부분에 코르크가 삽입돼 신을수록 착용한 사람의 발바닥 굴곡에 맞게 자리 잡는다. 오래 신을수록 편안하고 통기성이 우수해 발이 쾌적하다. 또 정교한 수작업 박음질로 제작돼 견고하다.

고급화, 기능 접목 등의 시도도 소비자들의 60년 사랑에 한몫했다.

금강제화는 지난 1999년부터 프리미엄 라인 '헤리티지 리갈'을 운영하고 지난해 아시아 최초로 신사화에 고어텍스 서라운드 기능을 접목해 소비층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왔다.

◇클래식 열풍 타고 젊은 층 인기

최근 리갈은 클래식 열풍을 타고 젊은 층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리갈의 원조 모델 MMT 0001이 지난해 판매량 3만6000켤레를 기록한 가운데, 20~30대 고객이 1만1000켤레를 구입했다. 이는 1954년 출시 이후 처음으로 20~30대 구매 비율이 30%를 넘어선 것이다. 젊은 고객들이 MMT 0001을 찾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리갈의 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5% 증가했다.

금강제화 측은 "최근 젊은 남성들 사이에 모던 클래식 열풍이 불고 있다"며 "복고 콘셉트 옷차림에 두루 어울리는 신발로 리갈을 주목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캐쥬얼 감성을 담은 '리갈 스트리트' 라인 출시로 젊은 고객층이 더 늘어나는 중이다.

2013년 출시한 '리갈 101V'는 젊은 층이 선호하는 클리퍼솔을 접목한 스트리트 라인 대표 모델이다. 지난해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을 적용한 신제품 16종을 선보여 1만6000켤레를 판매했다. 올해도 젊은 층을 위한 마케팅 등으로 매월 1000켤레 가량 판매되는 중이다.

금강제화 관계자는 "리갈은 한국 대표 신사화의 정통성을 유지하면서도 시대 흐름에 맞게 디자인을 혁신해 최신 유행을 선호하는 2030 세대부터 정통 신사화를 선호하는 중, 장년층에게도 두루 사랑 받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마케팅 활동과 다양한 라인 및 제품 출시로 소비층을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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