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김대식 천안 ㈜다영푸드 대표

마트를 들러보거나, 식품 광고들을 보신 분들은 한번쯤 슈퍼푸드라는 용어를 접해을 겁니다. 이름도 생소한 아열대성 식재료나 곡물들이 슈퍼푸드라는 이름을 달고 불티나게 팔리고 있고, 연예인 이름을 달고 마케팅이 활발하게 벌어지기도 합니다. 슈퍼푸드 음식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영양소가 풍부하거나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저칼로리 음식이라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미국의 영양학 권위자인 스티븐 프랫 박사가 세계적인 장수지역인 그리스와 오키나와의 식단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먹을거리 14가지를 선정해 섭취를 권장했는데, 이를 슈퍼푸드의 시초로 보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슈퍼푸드에는 아몬드와 블루베리, 브로콜리, 단호박, 밤, 콩, 케일, 귀리, 오렌지, 연어, 플레인 요구르트 등입니다.

이러한 슈퍼푸드 못지 않게 웰빙열풍을 타고 치솟은 슈퍼곡물의 인기도 식을줄 모릅니다. 슈퍼곡물은 귀리, 퀴노아, 렌틸콩, 치아시드, 병아리콩 등을 꼽고 있는데, 단백질이 풍부하고 항산화 성분을 갖춰 건강에 도움이 되는 곡물을 말합니다.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일명 '이효리콩'으로 일컬어지는 렌틸콩(lentil bean) 수입량은 2013년 366톤에서 2014년 1만2천196톤으로 일년만에 33배 급증하고 있습니다. 주로 볼리비아, 칠레, 페루 등 남아메리카지방에서 식용되던 퀴노아(quinoa) 수입량 역시 지난해 111톤으로 9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일년만에 대형마트 슈퍼곡물코너 매출이 20배 성장했다고 합니다.

수년간 식품업계의 주요 트렌드는 웰빙과 미용, 기능성 식품이듯이, 앞으로도 당분간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조리한 건강기능성 식품이 메인트렌드를 이룰 것으로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인들의 아침밥상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씨리얼이나 베이컨을 위시한 냉동편의시장이 많이 퇴조한 사이에 고기와 치즈, 견과류 등을 함유한 냉장식품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자신이 먹고 있는 음식이 어떤 성분으로 이뤄졌고 어디서 왔는지 등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졌으며, 간편하고 빨리 조리할 수 있는 포장식품보다는 신선한 음식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에겐 전혀 낯선 것이 아닙니다. 히포크라테스가 "음식으로 못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못고친다"고 했듯이 한국음식과 한의학의 기본적인 정신은 약식동원(藥食同源)에 두고 있습니다. 음식과 약은 그 근원이 같기 때문에 음식으로 몸을 다스리고 음식으로 몸을 치유하고 있습니다.

2006년 미국 건강잡지 '헬스'지는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한국의 김치, 인도의 렌틸콩, 일본의 낫토, 스페인의 올리브, 그리스의 요구르트를 선정했습니다. 5대 건강식품의 공통적인 특이점을 살펴보자면 주로 식물성인 식재료, 그 나라의 주변에 흔하게 나지만 몸에 좋은 식재료, 그 나라의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방식으로 만드는 발효식품이라는 점으로, 전통적인 식품의 우수성이 재조명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단순히 외국에서 사랑받는다고 해서 외국의 과학자가 좋다고 논문을 발표해서 휩쓸려갈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들과 산에 나는 좋은 식재료가 지천입니다. 우리 식재료를 우리식으로 만들어 먹는 전통식품의 제조방식을 다른 나라사람들이 흠모하고 모방하고 있습니다. 특히 김치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웰빙발효식품입니다. 풍부한 유산균과 항산화성분, 식이섬유는 슈퍼푸드의 모범으로 일컬어지고 있고, 피부노화방지 및 항암효과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 한국에는 김치의 종류만 300가지가 넘을 정도로 다양한 재료들을 담아서 발효시키는 기술이 뛰어납니다. 김치야 말로 건강과 미용을 따지는 현대 슈퍼푸드의 기준을 충족하는 뛰어난 식품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값싸고 영양가높은 식품들을 아끼고 응원해야 합니다. 전체 식단에서 개별 음식들의 조화가 중요함에도 몇몇 특정 식재료를 고집할 이유는 없습니다. 특히 그 식품을 만드는 생산환경과 유통상황에 대한 고려도 필요합니다. 가장 신선한 것이 가장 좋은 식재료임에 틀림없으며, 식재료가 가장 신선할 수 있는 환경은 우리 땅에서 자란 식재료, 우리 옆에 있는 식재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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