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청춘 조치원' 프로젝트] 구도심 생활기반 약화·상권 위축 … '도시기능 회복' 절실 전통시장 생활환경 개선 등 맞춤형 장소중심 재생 역점 민간주도형 사업 성패 관건은 주민들 능동적 참여 여부

세종특별자치시(시장 이춘희)에는 이색부서가 있다. 청춘 조치원과. 아마 전국 어느 지자체에서도 비슷한 직제를 찾기가 힘들 정도다. 그만큼 조치원에 대한 애정이 묻어난다. 세종특별자치시가 출범하기 전까지 수십 년 동안 조치원읍은 연기군의 행정·경제의 중심지였다. 1931년 조치원읍과 동시에 읍으로 승격한 대전시, 광주시는 광역시로 성장한 반면 조치원읍은 80여 년 동안 성장이 멈춘 낡고 정체된 도시에 머물렀다. 세종시가 잠자고 있는 조치원읍을 흔들어 깨우고 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인구 10만명의 청춘 조치원프로젝트를 공약으로 제시하고,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세종특별자치시의 청춘 조치원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 편집자

2012년 세종특별자치시가 역사적인 출범을 하면서 구도심인 조치원읍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 극복이 새로운 과제로 등장했다.

조치원읍이 수행하던 중추적 역할이 건설지역으로 옮겨가면서 조치원읍의 생활기반 약화와 상권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우려에서다.

세종특별자치시가 국가차원의 행정중심복합도시를 통해 국가 균형발전의 상징 도시로 건설 중이지만 세종시 내부적으로는 건설지역과 구도심과의 균형발전 문제가 핵심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이 확정된 이후 조치원읍 인구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시청, 교육청 등 주요 공공기관이 건설지역으로 이전 한 이후 조치원의 앞날은 막막한게 현실이다.

조치원읍 인근 건설지역에 인구 50만을 목표로 최첨단 신도시가 개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80년 이상 낡고 노후 된 조치원의 개발 방향은 도시재생이 최적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청춘 조치원 프로젝트가 탄생한 배경이다.

청춘 조치원 프로젝트는 기존의 도시 재정비사업이 아니다. 지난 70~80년대 이후 노후 된 도시를 되살리려는 도시 재정비사업은 대부분 도시 재개발·도시재건축 사업으로 개발이익에 관심이 있는 토지나 건물의 소유자 중심의 정비 사업이다. 건축경기 활성화에 편승해 어느 정도 수익성이 담보될수 있는 수도권 중심의 물리적 환경정비가 대세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저출산·고령화와 산업구조의 변화로 인구감소, 경기침체, 주거환경 노후화 등의 문제점이 심각하게 부각되면서 재개발·재건축 위주의 도시재정비 방식의 문제점이 속출했다.

청춘 조치원 프로젝트는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고 도시의 경제·사회·문화적 기능을 회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흡한 주민참여, 물리적 개발에 따른 지역공동체의 와해, 개발이익 향유를 위한 지나친 대규모 개발사업에 집중하는 방식을 탈피하고 주민과 상인, 전문가, 지자체 등이 중심이 되어 지역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맞춤형 장소 중심의 재생에 역점을 두고 있다.

청춘 조치원프로젝트는 행복도시와의 균형발전을 위해 조치원을 경제중심축으로 만드는 2050년 중장기 도시재생사업이다. 조치원읍 구·신시가지 균형개발 및 친환경 복원과 시민참여형 마을공동체 활력기반을 구축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세종시는 지난해 10월 4대 중점전략과 22개 대상과제별 로드맵을 완성하고 청춘 조치원 비전선포식을 가졌다. 청춘 조치원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초창기 강력한 추진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름부터 흥미로운 전담 부서인 청춘조치원과를 지난 1월5일 신설하기도했다.

청춘 조치원프로젝트는 인구 10만을 목표로 하는 인구유입 정책이 아닌, 2025년까지 인구 10만이 쾌적하게 거주할 수 있는 생활기반을 조성하는 장기 프로젝트로 요약된다.

청춘 조치원프로젝트의 비전 또한 '행복한 주민! 활기찬 경제! 청춘 조치원!'으로 정했다.

청춘 조치원프로젝트의 4대 중점전략은 도시재생, 인프라 구축, 문화·복지, 지역경제 전략이다. 우선 생활환경 개선과 마을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해 도시재생전략으로 조치원의 8개 권역을 순차적 도시재생 사업으로 추진하고, 주거약자의 보금자리를 위한 공공임대주택 건립, 3개 권역의 신시가지 조성, 현 시청사 부지에 복합행정타운 조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도로망 확충과 주차 공간 확보를 위해 인프라 구축 전략으로는 건설지역과 조치원 연결 도로 확장 및 BRT 연결, 조치원 동서를 연결하는 교통 확충, 쌈지· 나눔 주차장 등 주차 공간 확충 등이다.

문화기반 조성과 쾌적한 친환경 조성을 위해 문화·복지전략은 복합문화타운 조성(세종문화원 이전, 향토문화자료관 유치), 내창천(서창천)과 조천 하천 정비, 평리에 청소년 수련관 건립과 문화마을 만들기 등이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능강화와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전략으로는 시청 현 청사부지에 SB플라자 건립, 터미널부지 업무단지 개발(지식산업센터, 비즈센터 건립), 문화관광형 세종전통시장 육성 등을 들수 있다.

청춘 조치원 프로젝트는 장기추진 과제로 4대 중점전략과 22개 과제를 로드맵에 따라 하나하나 차근차근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춘희 시장의 4년 임기 내에 어떤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조급함보다는 사업에 확신을 갖고 기초를 다져 단계적이고, 체계적으로 개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초창기 사업추진의 강력한 동력을 얻기위해 전담부서인 청춘조치원과를 신설하는 등 단기적 추진이 가능한 과제는 임기 내에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특히 청춘 조치원 프로젝트는 기존의 물리적인 정비에 중점을 둔 재개발, 재건축 방식의 개발 사업이 아닌, 주민이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진단하고 해결책을 찾아내는 시민참여형 도시재생사업이라는데 더욱 의미가 있다.

결국 이 프로젝트 성패의 관건은 주민이 얼마나 능동적으로 참여하느냐에 따라 판가름이 나는 만큼 적극적인 주민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시민 중심의 도시재생 활성화를 목표로 구성된 조치원 발전위원회는 '청춘조치원 프로젝트'의 자문기구로 도시재생, 공간디자인, 경제기반, 문화·복지 등 4개 분과위원회 87명이 활동하고 있다.

세종시는 위원회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조만간 각 분야 전문가 12명을 추가로 위촉해 분과위원회 중심으로 위원회 활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이춘희 시장도 지난 11일 열린 조치원발전위원회에서 "위원회가 민·관 소통의 창구로서 세종시 균형발전과 도시재생사업에 다양한 시민의 소리를 전하고 자문 기능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조치원의 미래가 세종의 미래라는 마음으로 위원 한 분 한 분이 청춘조치원 프로젝트의 구심점이 되어달라"고 당부했다.

공무원들이 알아서 하는 것이 아닌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행정이 적극 지원하는 주민주도형 청춘 조치원 건설에 또 하나의 성공신화를 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익규 / 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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