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낙네] 봄바람이 '농사전쟁'의 시작 묘삼 줄맞춰 심고 덮고 반복

따사로운 햇살이 살랑살랑 코끝을 간질이고 싱그러운 바람은 겨울잠을 자던 시골아낙네도 밖으로 내모는데 촌부들은 이 따사로운 햇살이, 살랑이는 봄바람이 마냥 좋지만은 것은 이제부터 시골 살이는 전쟁이기 때문이다.

그 첫 번째 전쟁은 바로 6년 근을 심는 일이다.

씨앗을 뿌리고 어린 모종을 심고 때를 놓치면 안 되는 것이 농사이기에 살랑이는 봄바람도, 따사로운 봄 햇살에도 촌부들의 봄은 하루해가 짧기만 한데 하루가 멀다 하고 봄비가 내린다.

"봄비는 쌀비"

인삼 심어 놓고 비가 내리면 풍년농사라고 떡을 하라는 아주머니들. 그러나 촌부에게 "봄비는 일비, 여름비는 잠비, 가을비는 떡비, 겨울비는 술비지요."

올봄에는 유난히 일찍부터 일이 많고 몸도 마음도 바쁘기만 하네요.

인삼 심을 날을 급히 정하고 용역에게 인부들을 부탁하고, 장교로 임관해서 상무대에서 교육 중이라 주말마다 휴가 나오는 아들은 일 많은 부모덕에 쉬지도 못하고 엄마랑 줄띄우고 금 밟기하고, 남편은 바로 뒤따라서 관리기로 인삼 두둑을 만들고, 오랜만에 다니러온 귀한 시누님들에게까지 묘삼 고르는 일을 부탁한다. 일 많은 시골에서는 그 누구라도 예외가 없지요.

아낙네들이 줄맞춰서 인삼을 심으면 아저씨 두 분이 마르지 않도록 바로 꺼치를 덮어주고 그렇게 일이 잘 진행되고 있었는데 점심 새참 시간에 갑자기 내리기 시작하는 봄비. 식사도 하는 둥 마는 둥 자리를 털고 일어나 밭으로 들어가는 아낙네들. 친정엄마 같고 이웃집 언니 같은 이 고마운 분들 덕분에 촌부네 인삼 심기는 무사히 마무리 되었다.

고마운 분들이 정성들여 심은 인삼이 앞으로 튼실하게 잘 자라서 영양가 좋은 6년근으로 되길 간절히 바란다.

/ http://blog.daum.net/hunymam2/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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