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오홍진 대신증권 본점 부장

전세계 주식시장이 불타오르고 있다.

주요 국가 47개국 중에서 무려 17개 국가가 사상 최고치 주가를 경신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미국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분위기를 이끌어가고 있다. 사상 최고치는 아니라도 경제 규모가 큰 중국이 7년 만에 가장 높은 주가지수를 보여주고 있고, 이웃 나라 일본이 15년 만에 2만 선을 돌파하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계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7조달러를 돌파하며 점점 규모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도 최근 들어 주가가 급상승하며 4년여에 걸친 박스권 장세 탈피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그 동안 지루한 장세 때문에 시장을 이탈하였던 투자자들이 다시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 상승은 경제가 좋아지거나 기업실적이 나아져서 이룬 성과는 아니다. 오히려 전세계 경제는 역사상 유래 없는 저성장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IMF에 따르면 2014년도 전세계 경제성장률은 3.4%로 최근 몇 년 사이 낮은 경제성장률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향후 전망도 밝지 않고, 물가도 계속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주식시장은 활황을 보이는가? 주식시장은 철저히 기업실적에 연동하고 경제성장률에 민감하지 않은가?

당연히 맞는 말이지만, 현재는 그것보다는 막대하게 풀린 돈의 힘에 의해 주식시장이 상승한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이 가장 먼저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돈을 풀기 시작하였고, 뒤를 이어 일본, 유럽 등 선진국들이 앞다투어 돈을 풀었다. 이와 함께 계속하여 기준금리를 인하함으로써 주식시장에 대한 메리트를 높였다.

주식시장 상승이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실적에 연동되지 않고 돈의 힘에 의해 올라가는 주식시장은 썩 반갑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풀린 돈을 회수할 때 주식시장은 급격한 하락 국면을 맞이할 수 있고, 고점에서 잡은 투자자들은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경험적으로 반복하여 나타났으나, 투자자들은 곧잘 잊어버리고 큰 손실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회복하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바람직한 투자문화라고 할 수 없다. 시장이 신뢰를 받고 활성화되려면 보다 더 많은 사람이 시장에 참여하고 시장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재산의 대부분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자산 보유 확대를 위해 건전한 투자문화는 절실하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건전한 투자문화를 조성하기 위하여 어떻게 하여야 할까?

첫째, 장기투자문화가 조성되어야 한다. 투자시장이 단기에 일확천금을 얻는 수단이 아니라, 장기적인 투자로 기업은 안전한 자금을 조달하고 투자자는 안정적인 배당수익과 주가상승의 열매를 향유해야 한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1980년대에 1천 포인트에 불과했던 다우존스산업지수가, 현재 만 팔천 포인트 대로 18배가 상승하는 동안 장기투자자는 엄청난 이익을 보았다. 우리나라도 투자자는 좋은 기업을 믿고 지원하고, 기업은 혁신과 창의로 경영을 잘 하여 투자자에게 높은 배당으로 보답하는 선순환 구조가 되어야 하겠다.

둘째, 자산을 한 군데에 몰아넣지 말고 분산투자를 하여 위험을 회피하여야 한다. 특히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에 대해 골고루 분산투자를 하면, 설령 위험자산에서 수익을 내지 못해도 전체 자산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자신의 재산을 지킬 수 있다. 주식시장이 좋다 하여 한꺼번에 투자하였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

셋째, 글로벌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투자수단을 가져야 한다. 요즘은 IT의 발전과 시장 간 교류 확대로 인하여 전세계 시장에 투자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시장만 가지고 최고의 수익률을 내는 데는 한계가 많다. 세계 시장을 두루 알고 투자할 때, 더 높은 수익률을 시현하고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

건전한 투자문화 정착을 통한 투자자의 승리는, 궁극적으로 개인, 금융기관, 국가 모두 승리자가 될 수 있는 바람직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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