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부부의 날 … 금혼식 앞둔 윤정혁·박종휘 부부>
1970년 첫눈 반해 결혼 … 단칸방서도 행복
자녀 독립후 '제2 신혼기' 금슬 더 좋아져
매일 아내 응원·뽀뽀 애교에 '사랑' 두 배

부부의날을 하루 앞 둔 20일 나눔과 봉사로 금술이 더 좋아졌다는 윤정혁(오른쪽), 박종휘 부부가 45년 전 찍었던 약혼사진과 똑같은 포즈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이 부부는 "시간이 많이 흘러 약혼 당시와 겉모습은 다르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며 환하게 웃었다./신동빈

두 사람(2)이 하나(1)가 된다는 의미의 5월21일은 '부부의 날'이다. '남'을 '님'이라고 부르며 부부의 연을 맺는 이유는 인생을 홀로 살아가는 것이 힘겹고 외롭기 때문이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서로의 짐을 덜어주며 살아온 평범하고 행복한 부부가 있어 소개한다. / 편집자

45년 전 부부의 연을 맺은뒤 금혼식을 앞두고 평범하면서도 화목하게 살아가고 있는 윤정혁(73)·박종휘(70) 부부. 20일 청주시 상당구 명암동 우암어린이회관에서 만난 부부의 얼굴에는 주름살이 가득했지만, 서로의 입을 맞추며 부끄러워하는 모습은 45년 전 신혼때의 모습과 같았다.

두 사람이 부부의 연을 맺게 된 것은 46년 전 윤씨의 조카가 친구였던 박씨를 소개해주면서 시작됐다. 그 당시 빼어난 외모에 늘씬한 몸매까지 둘은 선남선녀 그 자체였고, 서로가 한 눈에 반했다.

1969년 봄바람이 불던 3월, 두 청춘의 사랑은 시작됐고, 1년 연애 끝에 1970년 3월 4일 결혼식을 올렸다.

청주의 한 작은 단칸방에서 제대로 갖추어진 가전제품도 없이 신혼생활을 시작했지만, 부부는 덕분에 하나씩 가전제품을 들여놓으면서 행복을 배웠다고 했다.

결혼 3년째 되던 해인 1973년에는 경제적 위기도 찾아 왔지만 그들의 행복을 깨진 못했다.

윤씨의 아내는 "(남편의) 월급이 적어도 맞춰서 살았다"며 "그냥 제 분수를 알고 아껴서 사용하다 보니 불편함도 부족함도 없었다"고 말했다.

아내의 말을 들은 윤씨는 "아내가 믿어주고 적은 월급으로 스트레스도 주지 않으니 오히려 큰 책임감을 느끼게 됐고 더욱 열심히 일하게 됐다"고 전했다.

신뢰와 믿음으로 한 번의 행복한 고비(?)를 넘긴 부부는 남편 닮은 아들 하나, 아내 닮은 딸 하나 키워 4년제 대학을 졸업시키고, 2002년 자식들도 모두 제 짝에게 떠나보냈다.

나이가 들고 세월이 지나면 정 때문에 살아간다는 일부 사람들의 말과는 달리 자식들이 각자 독립한 이후에 이들 부부의 금슬은 더욱 좋아졌다.

연애할 당시에는 손도 잡지 못하고 한걸음 떨어져 걷던 그들이었지만, 자식들도 없고 둘만 남게 되자 애정표현도 부쩍 늘었다.

윤씨의 아내는 매일 아침 남편의 손을 맞잡으며 '행복한 하루'라며 응원하고, 길을 걷다가도 남편에게 '뽀뽀해달라'며 애교를 부리고 볼에 기습 뽀도 한단다.

이들 부부는 "아이들을 모두 독립시키고 보니 제2의 신혼기가 온 것 같다"며 "이제는 둘이 봉사활동도 하고 여행도 다니니까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 김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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